보완수사권 폐지 앞두고 경찰 불신 확산…李 “권한만큼 책임 강화해야”

입력 2026-08-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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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잇따른 경찰의 부실 수사와 기강 해이 논란을 계기로 경찰 조직 전반에 대한 개혁안 마련을 지시했다. 10월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 권한이 한층 커지는 만큼 이를 견제할 장치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별도의 경찰 개혁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경찰이 국가 기구 중에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 이에 따른 국민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 경찰을 어떻게 개혁할지, 경찰개혁 기구에 대해 고민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실에서 어떤 방식으로 경찰개혁 기구를 만들지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구상해 달라”고 지시했다. 경찰 내부의 자체 쇄신에만 맡기지 않고 총리실 주도로 외부 통제와 권한 분산, 지휘·감독 책임까지 포괄하는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경찰개혁을 공개적으로 주문한 것은 최근 광주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에 이어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까지 경찰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장 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 과정과 사건 종결, 지휘·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경찰 스스로 개혁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루 만에 다시 경찰개혁 기구 구성까지 거론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제주에서는 한 경찰관이 장 씨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실제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경찰관은 다른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에서도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의 거듭된 신고에도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던 해당 남성은 장 씨 사건이 불거진 뒤 재수색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경찰관이 담당한 복수의 사건에서 허위 종결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경찰의 사건 처리 시스템과 지휘·감독 체계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광주 장윤기 사건에서도 경찰의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올 10월 검찰개혁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이 사실상 1차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검찰의 보완수사라는 견제 장치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권력이 집중되면 문제가 커진다”는 취지로 경찰 권한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선 경찰관의 잘못만 문책해서는 안 된다며 지휘 권한을 가진 간부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경찰개혁 논의에서는 외부 통제 장치와 권한 분산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장을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적 구조로 14만 명에 달하는 경찰 조직의 수사와 감찰을 모두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만큼 지역 단위 통제 장치를 강화하거나 사건 종결 과정에 외부 또는 복수의 검증 절차를 두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23일과 24일 잇달아 경찰의 실종 사건 처리 실태를 질타하며 전국 실종 사건 전수조사와 수사체계 쇄신을 주문했다. 경찰청은 실종 사건 담당자가 사건을 해제하더라도 관리자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종결되도록 절차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 수사권 폐지와 맞물려 경찰 권한에 대한 견제 문제가 수사체계 개편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총리실이 마련할 경찰개혁안의 범위가 지휘·감독 체계 개선을 넘어 권한 분산과 외부 통제 장치 신설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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