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체계 개발 사업 입찰 과정에서 방산업체로부터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평가 점수를 몰아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방위사업청 직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방사청 5급 공무원 A 씨 등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이날 A 씨와 함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관련 하청업체 관계자 등 피고인 대부분이 법정에 나왔다.
이날 A 씨 측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A 씨 변호인은 “혐의 자체는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피고인들도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피고인 측은 수사기록에 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증거 의견은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기록이 2만 7000페이지에 달해 전부 등사할 경우 출력에만 수십일이 걸리고 검토에도 두 달가량 소요된다”며 필요한 증거를 선별해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A 씨는 2021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915억원 규모의 6개 방위사업 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측에 유리하게 평가를 조작한 대가로 금품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 씨가 20개 평가항목 가운데 16개 항목에서 LIG D&A에 최고점을 주고 경쟁업체에는 최저점을 주는 방식으로 평가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가로 A 씨는 LIG D&A 측으로부터 3억 2000만원과 22억원 상당의 하청업체 용역계약 체결 추천권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청업체 선정을 대가로 별도의 소개비 1억 4000만원을 받는 등 총 4억 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3명은 A 씨가 뇌물을 수수할 수 있도록 업체 간 허위 용역계약이나 자문 계약을 맺는 등 수차례에 걸쳐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에게 부정한 평가를 청탁하고 다단계 자금세탁을 거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LIG D&A 임원 2명은 별도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며, 이들에 대한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종결하고 내달 29일 오전 10시 10분 첫 정식 공판을 열어 증거에 대한 피고인 측 의견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