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달라도 기존 식별력 훼손 가능성 인정
앱 다운로드 1위·사용자 300만명 등 근거

동영상 플랫폼을 뜻하는 ‘TikTok’과 호칭이 같은 ‘틱톡’을 초콜릿·케이크·쿠키 등 과자류 상표로 등록하려던 시도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허법원은 출원 당시 ‘TikTok’이 국내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진 상표였고, 과자류에 유사한 상표를 사용할 경우 기존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특허법원은 과자류 ‘틱톡’의 등록 거절을 유지한 특허심판원 심결에 불복해 제기된 소송에서 출원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문제가 된 출원상표는 한글 ‘틱톡’이다. 출원인은 2020년 7월 초콜릿, 케이크, 쿠키, 아이스크림, 롤리팝, 마카롱, 웨이퍼스, 비스킷 등 과자류에 ‘틱톡’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최근까지 소비자들이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이른바 ‘틱톡 젤리’가 대표 제품이다. 젤리를 터뜨려 먹거나 얼려 먹는 등 다양한 방식의 먹는 영상이 틱톡 등 숏폼에서 인기를 끌자 소비자들이 ‘틱톡에서 본 젤리’를 찾으면서 붙은 이름이다.
법원이 이번 출원상표의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존 상표는 짧은 동영상을 제작·공유하는 플랫폼 서비스에 사용된 ‘TikTok’이다.
재판부는 출원 시점을 기준으로 선사용상표인 ‘TikTok’이 이미 국내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다고 봤다. 국내 출시 이후 1년 만에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고 국내 사용자 약 300만 명을 확보한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아무노래 챌린지’ 등 사회적 열풍이 이어졌고 ‘틱톡커’라는 말이 2020년 6월 국어사전에 등재된 사실도 고려했다. 해외에서의 매출과 인지도가 국내 이용자에게 계속 전달되는 서비스 특성도 반영됐다.
법원은 한글 ‘틱톡’이 ‘TikTok’의 한글 음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두 표장의 호칭이 같다는 점이 핵심이다. 출원인이 과자류에 상표를 사용하더라도 ‘TikTok’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 선사용상표권자가 비용과 노력을 들여 형성한 긍정적 이미지와 광고 선전력, 고객흡인력이 다른 상품에 분산되거나 약해질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반면 출원인은 두 상표가 쓰이는 상품과 서비스의 성격이 다르다고 맞섰다. 자신의 상표는 과자류에 관한 것이고 ‘TikTok’은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에 사용되는 만큼 수요자에게 널리 알려진 정도에도 차이가 있다는 취지다. 또 ‘틱톡’이 과자류 상표로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데다 ‘TikTok’과는 사용 분야가 달라, 소비자가 두 상표를 혼동할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자류와 동영상 플랫폼이 서로 다른 분야라고 해도 ‘틱톡’ 상표를 등록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빵이나 초콜릿 등에 ‘TikTok’과 유사한 상표가 사용되면 ‘TikTok’이 쌓아온 이미지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틱톡’ 상표는 유명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상표법상 등록을 허용하지 않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앞선 특허심판원의 등록 거절 판단도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이처럼 숏폼에서 화제가 된 먹거리가 실제 상품 출시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영상에서 본 제품을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찾고, 유통·식품업체들도 화제가 된 제품과 비슷한 상품을 빠르게 선보이는 식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유명 플랫폼의 이름을 활용한 상품명이나 상표 등록에는 제약이 따를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