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살아나는데 수수료 인하·포기… 점유율 치킨게임

입력 2026-08-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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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빗 원화마켓 전 종목 1년 무료…코인원·업비트·빗썸도 할인 경쟁
5대 거래소 주간 거래대금 69.8% 증가…수수료 매출 확대 기대
대형 금융사 자본력에 고객 선점전…신사업 확대는 제도 개선 과제

(챗GPT)
(챗GPT)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 인하·면제 경쟁에 나섰다. 현물 거래 수수료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단기 수익보다 고객 기반 확대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24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는 이날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 수수료를 전면 면제한다고 공지했다. 별도 신청 없이 모든 회원에게 자동 적용되며, 혜택은 내년 8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코인원도 이달 초 전 종목에 0.04%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바우처 서비스를 출시했다. 테더(USDT) 메이커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고 누적 거래대금에 따라 포인트를 돌려준다. 업비트는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USDT마켓을 대상으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했다. 빗썸도 원화마켓 전 종목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며 경쟁에 동참했다.

가상자산 가격 반등과 거래 활성화가 맞물리면서 시장 환경도 거래소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가상자산 시황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원화거래소의 이달 16~22일 합산 거래대금은 약 80억달러로 직전 일주일의 47억1000만달러보다 69.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22.3% 올라 직전 일주일의 3.2% 하락에서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거래대금 증가는 거래소의 수수료 수입 확대와 직결된다.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는 거래·출금 수수료가 영업수익의 99% 안팎을 차지한다. 두나무도 법인·기관용 커스터디(수탁)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수익원 다변화에 나섰지만, 올해 상반기 거래플랫폼 수수료 매출은 전체 영업수익의 96.91%에 달했다.

이 같은 수익구조를 고려하면 수수료 무료·할인 정책에 따른 부담도 작지 않다. 그런데도 거래소들이 수수료 수입을 포기하는 것은 비용에 민감한 이용자를 유치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거래 빈도가 높은 투자자일수록 비용 절감 효과가 커 거래소를 옮길 유인도 확대된다.

특히 디지털엑스의 1년 무료 정책은 최근 최대주주로 올라선 미래에셋컨설팅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단기적인 수수료 수입 감소를 감수하고 제도 개선 이후 사업 확대에 대비해 고객 기반부터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이 3대 주주로 올라선 코인원 등 대형 금융사를 주주로 둔 거래소를 중심으로 경쟁이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수료 경쟁에는 거래 외 사업을 넓히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거래소는 커스터디와 스테이킹(예치) 등을 운영하지만 관련 매출은 아직 제한적이다. 파생상품 등 새로운 상품으로 수익원을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은 “해외 거래소가 제공하는 레버리지 거래나 주식 토큰화 서비스를 국내에서는 제공할 수 없다”며 “관련 규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현물 거래 수수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육성한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 ‘베이스’처럼 자체 네트워크 생태계를 구축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현재 국내에서 가능한 영역은 커스터디와 스테이킹 정도이며 다른 사업은 좌초된 사례가 많다”며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는 파생상품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이나 새로운 업종 신설 등이 필요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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