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 놓고 사업성 검토
HD현대 “여러 방안 검토 중…확정된 것 없어”

HD현대중공업이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조선소 인수 및 지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연계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미 해군 함정 건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 또는 지분 투자를 위해 복수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 후보군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일대와 남부 텍사스주 멕시코만 연안 등에 있는 조선소로 알려지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미 해군 태평양함대의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로, 함정 건조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수요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텍사스를 비롯한 멕시코만 연안 역시 조선·해양플랜트 관련 산업 기반과 숙련 인력, 항만 인프라가 밀집해 있어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앞서 지난달 미국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키위트와 조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키위트 오프쇼어의 거점이 있는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를 중심으로 미국 내 선박 공동 건조와 블록·모듈 생산 등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루이지애나를 기반으로 한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도 컨테이너선 공동 건조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올해 ECO 측과 계약을 맺고 루이지애나를 포함한 북미 조선소 3곳 등에 용접 로봇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현지 협력 범위를 스마트 조선소 분야로 넓히고 있다.
HD현대가 조선소 인수까지 검토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지원이나 공동 건조를 넘어 미국에 독자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군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건조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국 연안에서 운항하는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도록 하는 존스법을 비롯해 외국 기업의 함정 건조 참여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두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가 미 함정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 현지 조선소와 협력하거나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주 거론돼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역시 미국 내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미국 조선소 인수와 관련해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조선소 인수도) 그중에 포함돼 있다”며 조선소 인수도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적정 가격과 사업성을 우선 고려하면서 인수와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열어두고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기존에 밝혔던 것처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계속 검토 및 추진 중이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