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은행 점포 쏟아지는데⋯수천억 매물 ‘새 주인 찾기’ 난항

입력 2026-08-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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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폐점포·사택·기숙사 등 매물 지속 나와
유휴부동산 처분 시 건전성 제고·투자 여력↑
매수자 찾기 쉽지 않아⋯8차례까지 유찰도

(그래픽=황선희 기자 whangoo@)
(그래픽=황선희 기자 whangoo@)

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영업점 통폐합을 이어온 은행들이 수천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시장에 내놨다. 활용도가 떨어진 점포와 합숙소 등을 매각해 자산 활용도를 높이고 자본 여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지만, 일부 점포는 수차례 유찰되는 등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자산 효율화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올해 폐쇄 영업점과 사택·합숙소 등 유휴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갤러리아팰리스·수원역·구로동지점 등의 유휴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이날 갤러리아팰리스·센텀파크지점 등의 입찰을 마감했다. 올해 매각을 공고한 유휴부동산은 폐쇄점포 기준 39개 이르지만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다. 센텀파크지점과 갤러리아팰리스지점은 각각 한 차례 유찰됐고 부곡동지점은 4회, 신성쇼핑지점은 5회 유찰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독산동지점과 신당동·양평동종합금융센터, 옛 장안동지점, 수내역종합금융센터 등 전국 9개 부동산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서울 5곳과 경기 2곳, 대구·대전 각 1곳으로 모두 KB국민은행 단독 소유 부동산이다. CBRE코리아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10일부터 14일까지 입찰을 진행했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신한은행도 전날 인천·안산·영주·충주 사택·합숙소 매각 공고를 올렸다. 신한은행은 점포뿐 아니라 1000억원대 대형 유휴 부동산도 처분하고 있다. 성수동 직원 기숙사는 감정평가액만 1210억원에 이르는데, 1차 공매에서 매수자를 찾지 못한 뒤 유찰이 이어져 4차 공매 최저 입찰가가 1029억원대로 낮아졌다. 이 밖에 점포 매각의 경우 정릉지점은 6차례, 부산역지점은 8차례 입찰이 무산됐다.

은행들의 유휴 부동산 매각은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에 따른 영업채널 재편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이 늘면서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이후 활용도가 낮아진 은행 소유 건물이나 직원 숙소 등을 처분하는 방식이다.

부동산을 처분하면 건물 유지·관리비 등 보유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매각대금을 대출과 투자 등 영업자산으로 돌릴 수 있다.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 처분이익이 발생할 경우 순이익과 이익잉여금 증가를 통해 보통주자본비율(CET1)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주요 은행의 유형자산도 감소하는 흐름이다. 5대 은행의 3월 말 유형자산은 총 16조2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조5205억원보다 12.0% 늘었지만, 토지 재평가 영향으로 유형자산이 크게 증가한 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의 유형자산은 11조7332억원에서 11조4342억원으로 2.5%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휴부동산 매각은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와 고객 이용행태 변화에 맞춰 영업채널을 효율화하는 과정에서 진행해 온 사안”이라며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활용도가 낮아진 부동산을 중심으로 매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유휴부동산은 반복되는 유찰로 처분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반복 유찰로 매각가격을 조정하거나 수의계약 단계로 넘어갈 경우 실제 현금 유입 시점이 늦어지고, 처분 전까지는 관리·보유 비용도 계속 발생한다.

반복되는 유찰은 얼어붙은 부동산 거래시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이 처분하는 유휴 점포 상당수가 상가나 업무용 건물인 만큼 수억에서 수십억에 달하는 매물을 소화할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2분기 부동산서비스산업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공인중개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3.2로 1분기 34.3보다 더 낮아졌다. 특히 상가 매매시장 BSI는 15.1, 토지 매매시장은 27.2에 머물렀다. BSI가 100을 밑돌수록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양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택뿐 아니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다”며 “정책이나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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