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PE 상반기 1조 달러 투자…AI·에너지 대형 딜에 집중

입력 2026-08-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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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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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경제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사모펀드(PE) 시장의 투자 규모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 건수는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지만 에너지와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성장성과 투자 확신이 높은 자산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선택과 집중’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삼정KPMG가 20일 발간한 ‘글로벌 PE 투자 동향과 2026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PE 투자 규모는 1조달러, 투자 건수는 929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2조3000억달러, 2만1646건과 비교하면 투자 속도는 둔화했지만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시장에 유입되는 자본은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투자 건수와 금액의 흐름은 엇갈렸다. 최근 12개월 누적 기준 글로벌 PE 투자액은 2조4000억달러에서 2조3000억달러로 소폭 감소한 반면 투자 건수는 2만1060건에서 2만105건으로 줄어 21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대상을 넓히기보다 AI와 에너지 인프라 등 확신이 높은 자산에 자금을 집중하는 흐름이 강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미주가 시장을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미주 지역 PE 투자액은 5791억달러, 투자 건수는 4319건이었다. 미국이 5450억달러, 392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반기 최대 거래는 KKR의 헬릭스(Helix) 디지털 인프라 출범과 관련한 100억 달러 규모 딜이었다.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디지털 인프라 수요로 이어지면서 관련 자산이 주요 투자처로 부상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A)는 3432억달러, 4067건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2분기 전 세계 최대 PE 딜 4건 가운데 3건이 이 지역에서 나왔다. EQT의 영국 인터텍 그룹 비상장화가 146억달러로 가장 컸고, 베인캐피털의 독일 에버런스 바이아웃 86억달러, CVC캐피털파트너스와 그룹 브뤼셀 랑베르의 이탈리아 레코르다티 비상장화 67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12개월 누적 투자액도 전분기 7757억달러에서 7824억달러로 늘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ASPAC)은 679억달러, 639건에 그쳤다. 일본이 233억달러로 지역 내 최대 투자 규모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58억달러에 머물렀다. 호주에서는 I-MED 24억달러, 에스티아 헬스 20억달러 등 대형 헬스케어 세컨더리 바이아웃이 성사됐다.

산업별 자금 쏠림도 뚜렷했다. 기술·미디어·통신(TMT)에 가장 많은 3547억달러가 투자됐고 산업 제조가 1540억달러, 에너지·천연자원이 1492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에너지·천연자원 부문 투자액은 연말까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에너지 분야는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로 전통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각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와 기후테크 전환 수요가 맞물리며 핵심 투자처로 떠올랐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의 전력 수요가 커진 점도 에너지 인프라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AI가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쟁 구도를 흔들면서 투자 자금의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부문 투자가 사실상 정체된 반면 센서와 로보틱스, 반도체 등 전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 제조 연계 하드웨어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올해 상반기 한국 PE 투자 규모는 56억 달러, 69건이었다. 중동발 에너지 리스크와 조달금리 상승,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정체, 국민연금의 신규 국내 PE 출자 중단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고환율 장기화로 기업의 비핵심자산 매각 검토가 늘면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PE를 중심으로 국내 우량 자산 투자는 이어졌다.

회수 시장에서도 ‘선별’ 기조가 강해졌다. 상반기 글로벌 PE 회수 건수는 1315건으로 10년 내 최저 수준이었지만 회수 금액은 5700억 달러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PE 운용사들이 불확실한 시장에서 보유 자산을 낮은 가격에 처분하기보다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우량 자산 위주로 엑시트에 나선 영향이다. 이에 따라 PE가 보유한 미회수 포트폴리오 기업 재고는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수 방식별로는 인수를 통한 회수가 2625억달러, 659건으로 가장 많았다. 건수는 감소했지만 금액은 10년 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바이아웃은 1948억달러, 580건, 기업공개(IPO)는 1127억달러, 76건을 기록했다.

김진원 삼정KPMG 부대표는 “2026년 하반기 글로벌 PE 시장은 무리한 양적 팽창보다는 에너지, AI 인프라, 산업 제조 기반 하드웨어 등 투자 확신이 높은 핵심 섹터의 대형 딜에 집중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고평가된 미회수 포트폴리오 기업의 대규모 엑시트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지만, 미국 IPO 시장이 일부 재개되고 있어 듀얼트랙 등 전략적 회수를 추진하는 움직임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국민연금과 연기금·공제회 등 주요 LP의 PEF 출자가 예정돼 있어 국내 PE 투자 활동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 고숙련 정밀 제조업과 K-뷰티·K-컬처 수출 기업에 대한 국내외 PE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전통적인 바이아웃을 넘어 성장자본과 산업 간 융합 등으로 투자 영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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