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수술 뒤 '하지마비'… 대법 "의료과실로 봐야"

입력 2026-08-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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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하지마비와 배변장애 등을 겪게 된 환자에 대해 대법원이 의료진 과실이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17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척추내시경 디스크 절제술을 받은 뒤 하지마비와 배변장애 등 ‘마미증후군’을 겪게 된 환자 A씨가 병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수술 이후 A씨에게 혈종 및 그로 인한 신경 압박 등의 증상이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재수술 등 시급한 의료적 조치의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상의학결과지 판독 내용과 수술기록지 내용 사이에 쉽게 해소하기 어려운 불일치 내지 모순이 있음에도 수술기록지에 토대한 감정의견을 그대로 취신하기 어렵다”면서 “A씨에게 발생한 마미증후군 증상들이 단순히 수술에 수반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후유증 또는 합병증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수술 후 촬영한 A씨의 요추 MRI 영상의학결과지에 ‘수술 주위 부위에 피가 고여 경과관찰이 요구된다’는 취지로 해당 병원 영상의학과 의사가 작성한 판독 결과가 기재돼 있는 점, 반면 정작 수술기록지에는 “수술 중 특별한 사건은 없었고 환자 상태는 안정적”이라는 상반된 내용이 담겨 있다는 점도 이번 판단 근거로 들었다.

A씨는 2018년 4월 허리 통증으로 B씨가 운영하는 의정부 소재 병원을 찾았다가 요추 추간판 탈출증 치료를 받았고, 같은 해 5월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추간판제거술 및 감압제거술을 시행했다.

A씨는 수술 후 하지의 부전마비와 저림 증상을 겪었고 추간판 탈출이 재발하면서 심한 요통까지 지속되자 한달 뒤인 6월 후속으로 신경감압술 및 유합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의료 과실을 이유로 이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1심 재판을 맡은 의정부지법은 2023년 병원장 측 의료과실을 인정하고 그간의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일실수입 등을 반영한 1억 2270여만원의 배상을 명했다.

재판부는 의료감정 결과 A씨가 수술 전에는 양쪽 다리 근력이 저하되거나 배변장애 증상을 겪지 않았고 수술 후 증상을 새롭게 호소한 점, 양방향 내시경을 이용한 추간판제거술은 수술 방법 자체가신경 손상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판단에 고려했다.

병원장 측이 항소했고, 2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은 2025년 판결 내용을 뒤집고 A씨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병원장 측 과실이 없다고 본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거의 대부분의 척추 수술은 어느 정도의 신경근 견인을 불가피하게 수반하고, 이런 수술의 특성상 의료진이 아무리 최선의 주의를 다하더라도 불가피하게 수술 부위 주변부의 신경이 자극 및 견인 허혈돼 신경학적 이상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점을 들었다.

A씨가 상고했고, 대법원은 이날 A씨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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