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영업 알고도 모텔 빌려준 건물주…대법 “임대료, 추징 대상”

입력 2026-08-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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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성매매 영업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텔을 빌려주고 받은 임대료는 추징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추징 대상은 모텔의 숙박비 매출이 아니라 건물주가 토지와 건물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임대료인 만큼 일반 손님의 숙박비를 특정할 수 없더라도 추징할 수 있다는 취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최근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범죄수익 추징 없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만 선고한 것은 잘못이지만 추징 부분만 따로 파기할 수 없으므로 원심을 전부 파기하고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5월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 토지와 건물을 사들이면서 기존 임차인 B 씨와의 임대차 계약을 승계했다. 당시 B 씨는 이미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단속·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고, 모텔 인수 이후에도 다시 단속돼 2018년 3월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A 씨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B 씨에게 모텔을 임대해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A 씨는 해당 기간 매달 500만~950만원의 임대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A 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A 씨가 받은 임대료를 추징할 수 있는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다.

1심은 A 씨가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받은 임대료 합계 2억3270만원을 범죄로 얻은 이익으로 보고 전액 추징을 명했다. 모텔이 성매매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토지와 건물을 계속 임대한 만큼 그 대가로 받은 임대료도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얻은 이익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은 유지하면서 추징 부분은 파기했다. 모텔은 숙박업 특성상 일반 투숙객과 성매매 이용객이 섞여 있어 A 씨가 받은 임대료 전부를 범죄수익으로 보기 어렵고, 범죄수익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자료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뒤집었다. 성매매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은 임대료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로 실제 취득한 이익에 해당해 추징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추징 대상은 임차인의 모텔 숙박비 매출 상당액이 아니라 피고인이 토지 및 건물 제공 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차임 상당액”이라며 일반 손님의 숙박비 매출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 임대료 추징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A 씨가 받은 임대료 전부를 범죄수익으로 보기 어렵고 이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것은 추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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