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G제약‧샤페론‧노을 등 액면병합 추진
“생존하려면 실질적 기업 가치 회복해야”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동전주 퇴출’ 경고등이 켜졌다.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처음 적용되면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주가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주식병합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대응에 나섰지만 향후 시가총액 기준까지 추가로 강화되는 만큼 임상과 기술수출, 실적 등 실질적인 기업 가치 회복이 생존을 가를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주가 또는 시총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올린 상장사 36곳 가운데 제약·바이오 기업은 CMG제약과 샤페론, 노을, 랩지노믹스, 에이비온 등 5곳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2일 장 마감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이날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1일부터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이 실제 적용된 첫 사례다. 개정 규정에 따라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총이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이상 해당 기준을 웃돌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CMG제약, 샤페론, 노을, 랩지노믹스, 에이비온 등 5곳이 주가 기준에 미달했다. 12일 종가 기준 CMG제약은 609원, 샤페론 614원, 노을 656원, 랩지노믹스 682원, 에이비온 749원으로 모두 1000원을 밑돌았다. 시총은 각각 902억원, 284억원, 336억원, 506억원, 675억원이다.
기업들은 주식병합을 통해 관리종목 리스크 해소에 나섰다. CMG제약은 9월 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0주를 1주로 합치는 10대 1 주식병합을 의결할 예정이다. 액면가는 5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아진다. 안건이 가결되면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매매가 정지된 뒤 27일 다시 상장될 예정이다. 에이비온과 랩지노믹스는 각각 이달 14일과 18일 임시주총을 열고 5대1 주식병합을 의결할 예정이다. 노을과 샤페론은 이미 5대 1 주식병합을 의결했다. 이들 기업의 액면가는 500원에서 2500원으로 높아진다.
그러나 주식병합만으로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주당 가격은 올라가지만 기업 시총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병합과 감자를 반복해 상장폐지를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우회방지 장치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시총 상장유지 기준이 앞으로 더 높아진다. 현재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인 기준은 내년 1월부터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주식병합으로 동전주를 탈출하더라도 시총 기준에 미달되면 다시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된다. 실제 12일 종가 기준 샤페론은 시총이 284억원으로 현행 코스닥 상장유지 기준인 200억원을 웃돌지만 내년 적용되는 300억원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노을도 336억원으로 내년 기준을 웃돈다.
결국 기업들이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가 기준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임상 성과와 기술수출, 매출 확대 등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통해 주가와 시총을 함께 높이는 것이 상장 유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을 높이는 조치일 뿐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상장 유지 기준이 계속 강화되는 만큼 임상 성과나 기술수출, 매출 확대 등 기업 가치 상승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