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80% ‘H Chat Pro’ 활용…R&D·제조·서비스로 확산
AX 넘어 차량·로보틱스 결합 ‘Physical AI’ 시대 준비

“지난해 남양기술연구소에 도입된 ‘충돌 안전 AI 어시스턴트’로 차량 충돌시험 데이터를 누구나 한 곳에서 검색하고 비교,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숙련자의 과거 경험에 기대 판단하던 것을 이제는 데이터를 근거로 빠르게 검증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R&D)과 제조, 서비스 등 전 사업 영역에 AI를 접목하며 전사적인 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 활용을 넘어 축적한 데이터와 업무 체계를 AI와 연결해 생산성과 의사결정, 고객 경험을 높이고 향후 ‘피지컬 AI’ 경쟁력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Beyond AI, Transforming the Way We Work)’를 열고 2019년부터 추진한 디지털 전환(DX)·AX 과정과 주요 성과를 공개했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DX를 기반으로 AI를 포함한 지능화 기술의 내재화를 추진하며 AX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정의선 회장이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밝힌 이후 DX를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2022년부터 지라(JIRA)·두레이(Dooray)·컨플루언스(Confluence)와 마이크로소프트365(M365)를 도입해 협업 환경을 구축하고, 연구개발·생산·품질·판매 등에 흩어진 데이터를 표준화·연결하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마련했다.

이를 기반으로 생성형 AI도 임직원의 일상적인 업무 도구로 확산하고 있다. 사내 플랫폼 ‘H Chat Pro’를 통해 임직원들이 보안 환경에서 ChatGPT와 Gemini, Claude 등을 문서 작성과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한다. 7월 기준 사용자는 3만명을 넘어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임직원의 약 80%에 달한다.
현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분산돼 있던 충돌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 등을 통합해 유사 사례 탐색과 자료 검토 시간을 약 90% 줄였다. 제조 현장의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자동 판독해 생산 오류를 줄이는 기술로 글로벌 생산 거점 약 70곳에 적용돼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현업 엔지니어가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제조 특화 플랫폼 ‘E-FOREST: POLARIS’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전사 AX 경험을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 현장 등 물리적 세계와 AI가 결합하는 ‘피지컬 AI’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로봇·스마트팩토리 역량에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로 영역을 넓히고, 그룹의 경험을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의 AX 전환도 지원한다.
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