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자 발굴·인수자금·거래망 이전은 여전히 과제

정부가 혈연 중심이던 기업승계 세제의 문을 동종기업과 장기근속 임직원 등 제3자에게 연다. 후계자를 찾지 못한 중소기업이 폐업 대신 M&A나 임직원 인수(EBO)를 통해 기술과 일자리를 남기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세금 감면만으로 거래를 늘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재정경제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제3자 사업승계 과세특례가 담겼다. 매출 5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을 20년 이상 경영한 60세 이상 최대주주가 동종업종을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기업인이나 5년 이상 근무한 임직원에게 사업을 넘기면, 매도자는 양도소득세 20%를, 매수자는 승계 후 5년간 소득세·법인세 10%를 감면받는다.
정부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경영자 고령화가 있다. 2024년 기준 소상공인을 제외한 중소기업 경영자의 평균 연령은 55세, 60세 이상 비중은 33.3%였다. 60세 이상 CEO가 경영하는 중소기업의 후계자 부재율은 28.6%로 추정된다. 제조업만 약 5만6000개사이며, 이 중 83%가 서울 외 지역에 분포한다.
중기부와 기술보증기금(기보)이 마련한 지원체계에는 현재 200여개사가 참여했다. 기보와 등록 중개기관은 매도·매수 전략과 기업소개자료 작성부터 가치평가, 실사, 기술보호, 계약서 검토까지 지원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414억원, 657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통해 인수자금 지원에 나섰다.
다만 매칭까지 최소 5~6개월, 계약 체결까지는 통상 1년 반~2년 이상 걸린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이유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업가치 평가 격차, 실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채·세금·소송 등 재무·세무 이슈, 업종·규모·지역이 맞는 매수자 부족, 초기 정보 비대칭, 매수자의 인수금융·투자 유치 실패 등이 꼽힌다.
기보는 중소기업 M&A 시장이 아직 형성 단계인 만큼 과세특례의 효과를 당장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세제 지원이 매도자의 거래 의사를 높이고 거래구조 설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현장에서도 승계는 고민거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북의 한 소방설비업체 관계자 A씨는 “아들이 없거나 사업을 원하지 않고, 힘든 일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업계에서는 진입장벽을 고려해 새 법인을 만드는 대신 매물로 나온 기존 업체를 인수해 시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충남의 물류설비업체 관계자 B씨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승계 과정의 세금 부담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도 “대기업은 협력업체로 등록돼야 납품과 사업 참여가 가능한 만큼, 사업 주체가 바뀌거나 새 법인으로 옮기면 고객사를 다시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기업을 넘기는 과정에서 세금뿐 아니라 기존 거래망과 신뢰까지 이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세특례가 고령 오너의 단순한 엑시트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자산·지분 유지뿐 아니라 기술과 거래처가 실제로 이어지는지 점검하고, 임직원 인수를 위한 자금과 승계 후 투자까지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3자 승계가 기업 존속 수단으로 자리 잡을지는 앞으로 축적될 실제 거래 성과가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