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4000년 사는 해양생물⋯'역노화' 기술 개발 추진

입력 2026-08-0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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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195억원 투입해 2031년까지 알츠하이머 치료물질·기능성 화장품 개발 목표
연어 유래 후보소재, 세포 실험서 메트포르민보다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바다 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해 이미 노화된 세포를 되돌리는 '역노화' 해양소재 개발에 착수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바다 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해 이미 노화된 세포를 되돌리는 '역노화' 해양소재 개발에 착수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400년을 사는 그린란드 상어, 4000년을 사는 흑산호 등 해양생물의 강한 생명력을 활용해 인간의 노화를 되돌리는 '역노화(Reverse Aging)' 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KIOST는 6일 제주바이오연구센터 박건후 박사 연구팀이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한 역노화 해양소재 개발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생물 유래 바이오소재 기반 노화 극복 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역노화는 노화를 늦추는 기존 항노화 기술과 달리 이미 노화된 세포를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400년을 사는 그린란드 상어와 4000년을 사는 흑산호, 이론적으로 늙지 않는 해파리 등 장수 해양생물의 생명력에 주목했다. 이들 생물은 뛰어난 DNA 복구 능력과 재생 능력, 극한 환경 적응력을 갖춰 역노화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예비 연구에서는 연어 유래 후보 소재가 세포 수준에서 메트포르민보다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노화된 피부 조직 실험에서는 주름이 3.8배, 피부 탄력이 3.6배, 피부 치밀도가 2.9배 개선되는 결과도 확인됐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세포와 조직 수준에서 얻어진 결과인 만큼 실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과 안전성 검증 등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역노화 해양소재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소재의 효능을 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진단 센서와 '역노화 지수(Index)'를 개발할 계획이다. 확보한 소재는 기능성 화장품과 상처 회복용 창상피복재 개발은 물론 알츠하이머 치료 선도물질 발굴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는 2031년까지 총 195억원이 투입된다. 연구진은 피부·근육·간·면역 등 다양한 노화 모델을 활용해 해양소재의 효능을 검증하고, 후성유전학 기반 역노화 기술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박건후 박사는 "40억 년이 넘는 시간을 품은 바다는 생물들이 노화에 적응해 온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지금은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효능과 안전성을 차례로 검증해 국민의 건강수명을 늘리고 해양바이오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4년 기준 기대수명은 83.7년이지만 건강수명은 65.5년에 그쳐 약 18년을 노화 관련 질환과 함께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도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KIOST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민 건강수명 연장과 해양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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