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아웃 막히자 실물자산으로…PEF, 대체투자 보폭 넓힌다

입력 2026-08-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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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지연에 투자 축 이동…물류센터·데이터센터 공략
글로벌 PE, AI 인프라·부동산 중심 멀티에셋 전략 강화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사모펀드운용사(PE)들이 전통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에서 벗어나 부동산과 인프라 등 실물자산으로 투자 보폭을 넓힌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침체로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대체투자 자산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는 모습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E들은 최근 국내 부동산 투자 조직을 보강하며 물류센터와 오피스, 데이터센터 등 실물자산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 대표적으로 KKR은 2024년 크리에이트자산운용을 설립한 뒤 국내 부동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물류센터 최대 매물로 꼽히는 '아레나스 양지' 입찰에도 크리에이트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베인캐피탈 역시 부동산 투자 역량 강화에 나섰다. 최근 오크트리캐피탈 한국 대표를 지낸 변희석 상무를 영입하며 국내 부동산 대체투자 확대를 위한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국내 PE도 비슷한 행보다. 한앤컴퍼니는 최근 글로벌 부동산 투자사 하인즈코리아의 이형섭 대표를 영입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약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조성 중인 만큼 관련 투자와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PE들이 실물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바이아웃 시장이 자리한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인수금융 조달 비용은 높아졌고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M&A 거래 위축까지 겹치면서 투자 기업을 매각해 수익을 실현하는 기존 전략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간도 길어지면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흐름은 글로벌 대형 PE들의 투자 전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블랙스톤은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에 맞춰 관련 투자를 확대 중이다. 올해 2분기 기준 데이터센터 플랫폼 자산가치는 1850억달러까지 늘었고,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 운용자산(AUM)은 9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도 데이터센터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 상품(BXDC)을 출시하며 투자 저변도 넓히고 있다.

EQT도 AI 인프라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출범한 AI 인프라 전략은 3개월 만에 수수료 기준 운용자산(FAUM) 94억달러를 확보했으며, 데이터센터 운영사 엣지코넥스를 기반으로 디지털 인프라 투자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0억유로를 투자하는 동시에 170억유로를 회수하며 투자와 회수가 동시에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바이아웃에 더해 인프라와 세컨더리, 에버그린 펀드까지 아우르는 종합 대체투자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IB 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형 PE들이 바이아웃과 부동산, 인프라, 크레딧을 아우르는 '멀티에셋' 전략을 강화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 신재생에너지 등 실물자산을 둘러싼 투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하는 것이 PE의 핵심 전략이었다면 최근에는 안정적인 운용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실물자산 비중을 함께 늘리는 것이 글로벌 PE들의 공통된 흐름"이라며 "향후에는 바이아웃과 실물자산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이 대형 PE들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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