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1주택자 '위헌' 논란ㆍ5.5배 세금폭탄 해명…세제개편 후폭풍

입력 2026-08-0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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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중심 종부세·양도세 개편 발표 후 논란 확산
홍기용 교수 "헌재 결정 취지 훼손" 주장
재경부 "실제 보유세는 최대 1.3배 증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월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월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정부가 실거주 여부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혜택을 차등화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대신 비거주자의 혜택은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면서 고령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양도세 한도제를 둘러싼 위헌 논란이 제기됐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가 최대 5.5배 증가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재정경제부는 3일 밤 문답자료와 종부세 보도설명자료를 잇달아 배포하며 "실제 보유세 증가는 최대 1.3배 수준"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전면 개편한 것이 핵심이다.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를 확대하고 고령자의 종부세 부담은 최대 600만원으로 제한했다. 양도소득세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보유 기간이 아닌 거주 기간 중심으로 개편하고 공제 한도는 최대 10억원으로 설정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를 축소하고 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전환하는 등 실거주와 투자 목적을 세제상 명확히 구분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가장 먼저 불거진 것은 고령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양도세 한도제 논란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한도제를 신설하면서 그동안 거주 기간과 노령층을 배려해 온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며 "위헌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2008년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결정(2006헌바112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헌재는 주거 목적으로 1주택을 장기간 보유하거나 조세 부담 능력이 낮은 납세자에 대해서는 보유 기간과 조세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과세 예외나 조정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홍 교수는 이번 개편안이 종부세는 최대 600만원, 양도세는 최대 10억원까지만 혜택을 인정하는 한도제를 도입하면서 장기보유와 고령자에 대한 배려를 사실상 약화해 헌재 결정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재경부는 3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당일 밤 '부동산 세제 개편안 관련 주요 질의·의견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한 데 이어 종부세 보도설명자료를 추가로 내며 적극 진화에 나섰다. 문답자료에서는 세제개편의 목표와 핵심 내용, 과세 정상화의 배경, 단계적 시행 방안 등을 11개 문답 형식으로 설명했다.

이어 재경부는 종부세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종부세는 재산세를 공제한 뒤 산출되는 후행 세목인 만큼 종부세만이 아니라 재산세를 포함한 전체 보유세를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시가 20억원 주택을 10년 보유한 60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는 현행 27만6000원에서 152만원으로 최대 5.5배 증가한다. 그러나 재산세를 포함한 총보유세는 370만5000원에서 495만원으로 약 1.3배(33.6%) 늘어나는 수준이라는 것이 재경부 설명이다. 반면 같은 조건의 실거주 1주택자는 종부세가 10만8000원으로 줄고 총보유세도 353만7000원으로 4.5% 감소한다.

재경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증가는 기본공제 축소, 보유공제의 거주공제 전환, 세액공제 한도 신설 등을 통해 그동안의 과도한 세제 혜택을 정상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개편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단기 대책이 아니라 공정과세와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제도 개편이라며 종부세는 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세의 주목적은 세수 확보인데, 세금을 특정 행동 변화나 집값을 잡기 위한 교정 수단으로 쓰면 사중손실이 발생하고 사회후생이 저하된다"며 "실거주 여부로 혜택을 차등화하고 보유세를 과도하게 자극하면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부세는 전체 국세의 1% 내외(약 4조 원)에 불과한 세수인데 비해 정치·사회적 갈등 비용이 지나치게 크다"며 "선진국처럼 보유세를 지방 공공재 제공에 대한 가격 기능으로 전환하고, 중위 투표자의 동의를 얻는 세수 중립적 개편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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