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넘어 송전망·변압기까지 확보 경쟁
빅테크, SMR·자체 가스발전소 구축에 속도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현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약 945TWh(테라와트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GW(기가와트)급 원자력발전소 약 120기 정도가 1년 내내 가동돼야 만들어낼 수 있는 막대한 전력이다. IEA는 당장 몇 년간은 미국과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이후에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AI용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들은 발 빠르게 전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데이터 센터 인프라에 대한 연방 허가 가속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토대로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도 지난해 자국 AI 인프라에 원전 전력 1GW를 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원전을 검토하고 나섰다.
문제는 단순히 전력 ‘생산’만이 아니다. 발전소를 짓더라도 송배전망, 초고압 변압기, 냉각설비까지 공급망 전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업체 PJM인터커넥션에 따르면 송전망과 변전소 용량 부족 등으로 지난해 기준 AI 인프라 프로젝트가 대용량 전력망에 연결되고 실질적으로 가동 단계에 돌입하는데 7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반도체 경쟁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이어졌듯, 이제는 발전기·변압기·냉각장치 제조사가 전력 공급 병목의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이에 당장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은 아예 데이터센터 부지 안에 자체 발전소를 세워 직접 전기를 공급받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 전역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계획된 천연가스 발전 용량은 100GW에 달한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원자력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플랫폼은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SMR) 2기 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아마존도 X-에너지와 SMR 개발 협약을 맺고 2039년 5GW 이상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구글은 카이로스파워와 2030년까지 첫 번째 SMR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