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우타 사태’ 진정됐지만...EU 4일 긴급 화상회의

입력 2026-08-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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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 대부분 자진 귀국
6만명 난입사태로 유럽은 내분
스페인 총리 "일부 국가 가짜뉴스로 우리 공격"

▲스페인령 세우타에 난입했던 불법 이민자들이 1일(현지시간) 모로코로 돌아가고 있다. (세우타(스페인)/AFP연합뉴스)
▲스페인령 세우타에 난입했던 불법 이민자들이 1일(현지시간) 모로코로 돌아가고 있다. (세우타(스페인)/AFP연합뉴스)
모로코에서 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로 약 6만 명이 난입한 사태가 불법 이민자들의 자진 귀국 등으로 진정됐다. 다만 이번 일로 유럽에서 내분이 발생하자 유럽연합(EU)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모로코에서 국경을 넘어 세우타에 난입했던 불법 이민자 대다수가 굶주림과 현지 주민의 적대감 등으로 인해 다시 모로코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초 불법 이민자들은 스페인 본토로 향하기 위해 세우타에 머물렀지만, 현지 상점들이 문을 닫아 식량을 구하기 어려워진 데다 현지 주민과의 충돌마저 발생하면서 상황이 열악해지자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 정부는 48시간도 채 안 돼 국경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고 유럽 대륙으로의 무단 이동을 차단했다”고 알렸다. 페르난도 그란데-말라스카 스페인 내무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상황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해상을 통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공기 주입식 장벽을 설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거의 모든 이주민이 이미 세우타를 떠났고 현지 사업장들도 다시 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사태는 진정됐지만, 이 과정에서 유럽 내 갈등이 벌어졌다. 불법 이민자 난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탈리아 정부가 스페인과의 해상·항공 국경을 폐쇄하기로 하면서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스페인을 대상으로 한 달간 솅겐 조약 적용 중단까지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솅겐 조약은 유럽 29개국 국경을 지날 때 여권 검사 등의 절차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이후 핀란드와 덴마크 정부가 이탈리아 정부 결정에 지지를 표명했고 핀란드와 프랑스, 포르투갈은 국경 검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스페인과의 마찰도 본격화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달 15일 ‘이탈리아 요리 예술의 거장(Master of the Art of Italian Cuisine)’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지난달 15일 ‘이탈리아 요리 예술의 거장(Master of the Art of Italian Cuisine)’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마/EPA연합뉴스)
이를 두고 산체스 총리는 “대부분 국가가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지만, 일부 유럽 국가는 편견과 가짜뉴스, 무지, 정치적 이익에 의해 스페인을 공격하기로 했다”고 비난했다. 세우타가 솅겐 조약 대상 지역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네덜란드, 벨기에 등을 포함한 22개국 정상은 EU 집행위와 하반기 EU 의장국인 아일랜드 등에 공동 서한을 발송하고 세우타 사태의 논의를 촉구했다. 이들 정상은 “EU에 불법 입국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조성하기 위한 혼합된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며 “이러한 인식은 추가 시도를 부추기고 공동 이민 정책에 대한 신뢰를 약화해 모든 회원국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아일랜드는 EU 회원국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이 참석하는 화상회의를 4일 열기로 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두고 스페인과 미국은 서로 공작을 벌였다며 맞붙었다. 스페인에선 경비가 삼엄하던 모로코 국경이 하루아침에 느슨해진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개입이 있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태 전부터 양국은 이민자 정책과 방위비 부담 등을 놓고 갈등 중이었다. 기예르모 페르난데스-바스케스 마드리드 카를로스 3세 대학 정치학 교수는 “우린 미국이 연루된 대규모 불안정화 공작을 보고 있다”며 “미국은 모로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 국무부는 “이번 사건은 스페인 정부가 유럽으로의 대규모 불법 이민을 조장하고 쉽게 하려는 의도적인 노력의 직접적 결과”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지면 발생할 수 있는 사태의 전조”라며 “선거에서 중요한 논점이 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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