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부담에도…일본은행, 기준금리 동결 선택 [종합]

입력 2026-07-3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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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원 9명 중 8명 찬성⋯1명은 인상 의견
지난달 회의서 0.25%p 올린 뒤 숨고르기
경제성장률 전망 0.6%로 0.1%p 상향
“미일 당국, 전날 이례적 외환시장 동시 개입

▲일본은행(BOJ) 본부 건물에서 일본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은행(BOJ) 본부 건물에서 일본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이 31일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1% 정도’로 유지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예상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로 지난달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이번에는 그 영향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도 다시 확인했다.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로는 중동 정세와 함께 엔화 약세·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외환시장 동향이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제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9명의 정책위원 중 8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다.

정책 위원 중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 1명은 물가 상승 위험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것을 제안하며 동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회의에서 중동의 긴박한 정세와 고유가가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로 기준금리를 ‘0.75% 정도’에서 ‘1% 정도’로 0.25%포인트(p) 올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치를 유지하게 됐다.

특히 전일 일본과 미국 정부가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 행동에 동시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 매입·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급락(엔화 가치 상승)해 달러당 장 중 한때 157.80엔 수준까지 내려갔다. 또 미국 통화 당국이 시장 개입의 전 단계인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했다고 전해졌다. 레이트 체크는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전에 주요 은행 등을 상대로 외환 거래 상황 등을 문의하는 것으로 올해 1월에도 엔화에 대한 미 당국의 레이트 체크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주도로 이뤄졌다.

통상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추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정책 효과를 먼저 점검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메이지야스다종합연구소의 고다마 유지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개입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고 엔화가 달러당 160엔을 넘어 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이제는 일본은행이 행동에 나설 차례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시사됐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경제 활동과 물가, 그리고 금융 여건의 변화에 대응하여 정책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통화 완화 수준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분기별로 작성하는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정책위원 전망치의 중앙값인 0.6%로, 4월 전망보다 0.1%p 상향 조정했다. 2027년도 성장률 전망도 0.1%p 끌어올린 0.8%로 제시했다. 은행은 전 세계적으로 견조한 AI 수요와 정부의 경제 대책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정부의 전기·가스 요금 보조금 연장 등의 효과를 반영해 전년 대비 기준 2.5%로, 이전 전망보다 0.3%p 하향 조정됐다. 정부 정책 효과를 제외한 2027년 CPI 상승률 전망치는 2.4%로, 0.1%p 상향조정됐다.

한편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자 회견을 열어 금리 결정 내용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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