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경고부터 적합성 위반 판결까지…IBK투자증권 ‘소비자보호’ 구호 무색 [중견증권사 리스크 점검 1-③]

입력 2026-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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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본사 (사진=IBK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본사 (사진=IBK투자증권)

최광진 IBK투자증권 대표가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경영의 제1원칙으로 내세웠지만 과거부터 누적된 소비자보호 체계의 허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올해에는 고령투자자에게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한 사건에서 법원이 회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이 73세 전업주부에게 판매한 특정금전신탁상품과 관련한 항소심 변론기일이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3월10일 서울북부지법은 투자자가 IBK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회사의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위반을 인정했다.

투자자는 2019년 11월 IBK투자증권과 3억450만원 규모의 특정금전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투자 대상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 부동산 4곳을 매입해 임대료와 매각대금으로 수익을 내는 1등급 초고위험 사모펀드였다.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상품으로 부동산 매각이 완료되지 않으면 만기가 도래해도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구조였다.

법원은 IBK투자증권이 계약 체결 약 1년9개월 전에 작성된 투자자정보확인서에 의존한 채 고객의 투자목적과 재산상태, 투자경험의 변동 여부를 다시 확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투자자는 원금 손실 감수 범위를 10% 미만으로 답했고 기존 투자도 주로 저·중위험 상품에 집중됐지만 IBK투자증권은 투자성향보다 한 단계 높은 초고위험 상품을 권유했다.

상품설명서에 투자원금 회수 지연과 손실 가능성, 중도환매 불가 등이 기재됐고 투자자가 서명한 사실은 인정됐다. 그러나 법원은 IBK투자증권이 ‘유동성 부족에 따른 환금성 제약’ 등 전문적이고 사무적인 용어에 의존했을 뿐 고령투자자가 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고령투자자 상담 내용을 녹음·녹화하거나 기록하도록 한 내부 기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상품 판매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는 형식적인 절차만으로 고령투자자에 대한 강화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법원은 투자원금 3억450만원에서 중간에 받은 수익금 3861만원을 제외한 2억6588만원을 IBK투자증권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투자자의 과실을 반영해 배상책임을 줄여달라는 회사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가 고객보호의무를 위반해 발생한 결과를 다시 투자자의 과실로 돌려 책임을 감경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를 상대로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율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대응 중인 IBK투자증권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법원 판결에 앞서 2월에는 공모펀드 판매 과정에서 적정성 원칙을 위반한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투자성향에 적정하지 않은 공모펀드 1건을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면서 부적정 사실을 알리지 않고 서명이나 녹취 등의 확인도 받지 않았다. 투자자 1명, 가입금액 1만원에 불과했으나 상품 위험등급을 관리하는 판매시스템의 오류가 고객 고지와 확인 절차 누락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내부통제의 허점을 드러냈다.

미흡한 내부통제로 인한 사고는 꾸준히 발생해왔다. 2023년에는 디스커버리펀드 불완전판매와 집합투자증권 투자광고 규정 위반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와 과태료 12억7000만원을 부과받았다. 2025년 12월에는 특정 금융투자상품 판매와 관련해 이해관계자로부터 재산적 이익을 받은 사실로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재판과 관련해 IBK투자증권은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투자자가 이전에도 초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고 코로나19라는 당시 상황 등을 고려하면 회사에 인정된 배상책임이 과도하다는 것이 항소 이유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투자권유규정에 고령투자자에 대한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보호기준을 두고 있다”며 “매년 임직원 교육과정에 고령투자자 판매 절차와 유의사항을 포함해 금융소비자 보호 교육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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