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재건축, 신통기획 통해 사업 기간 1년 단축
오 시장 사법리스크 변수에 정책 지속성 우려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시정비 핵심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대상지 확정이 이어지고 사업시행인가를 마친 사업장도 나오면서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르며 신통기획의 향후 추진 동력과 정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29일 서울시 아카이브에 따르면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선정은 꾸준히 확대됐다. 2021년 30곳에 그쳤던 대상지 선정 수는 2025년 100곳으로 늘었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시내 신통기획 대상지는 총 30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5곳이 구역 지정을 마쳤고 53곳은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가 올해 공개한 신통기획 자료를 종합하면 △은평구 불광동 359-1일대 재개발 △강북구 미아동 75일대 재개발 △은평구 응암동 675일대 재개발 △강북구 미아동 75일대 재개발 △광진구 중곡동 254-15일대 재개발 △도봉구 쌍문동 26일대 재개발 △구로구 개봉동 120-1일대 재개발 등 서울 전역에서 대상지 확정이 잇따르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정비사업 초기부터 계획 수립과 인허가를 지원해 사업 기간을 줄이는 제도다. 기존에 여러 단계로 나뉘었던 복잡한 절차를 △정비계획·지구단위계획 동시 수립 △특별분과 △통합심의 등 3단계로 간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층수·용적률 등도 사업지 여건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돼 사업성도 높아진다.
현장에서도 신통기획 도입으로 사업 속도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신통기획 2.0 적용을 통해 정비계획 (변경)결정 고시 후 7개월 만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았다. 이는 통상 소요되는 처리 기간보다 약 1년가량 단축된 수준이다.
정체됐던 정비사업도 다시 추진력을 얻고 있다. 신림재정비촉진지구는 2006년 정비지구로 지정된 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재정비촉진사업 규제혁신 방안을 적용해 기존용적률을 30% 완화하고 법적상한용적률 적용 등의 인센티브를 적용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신속통합기획 도입으로 각종 행정 절차가 폐지·간소화되면서 사업 기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통기획 1.0은 사업지 지정 기간 단축을 핵심 목표로 했다면, 2.0은 구역 지정 이후 착공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사비 분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오 시장이 22일 ‘불법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한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신통기획 사업에도 변수가 생겼다. 오 시장이 주택공급 핵심 수단으로 신통기획을 강조한 만큼 향후 사법 리스크가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추진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신통기획 2.0를 발표하며 정비사업 기간을 최대 6.5년 단축해 2031년까지 3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당장은 사업 진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되지만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되면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극초기 사업장들의 혼선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재개발·재건축 속도전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만큼, 보궐선거 이후 시장이 교체될 경우 정비사업 추진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