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코스피’ 만든 레버리지 ETF 광풍…세계 증시 뇌관으로

입력 2026-07-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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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변동성 75%…미·일 증시까지 충격 확산
키옥시아 ETF 9종 美 상장 추진…日도 긴장
홍콩은 레버리지 배율 조정 등 규제 강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광풍이 미국과 일본, 홍콩 등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최대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에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 상승과 하락을 증폭시키고 정상적인 가격 형성까지 왜곡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30거래일 변동성을 연율화한 수치는 코스피가 75%로 일본 닛케이225지수(37%), 홍콩 항셍지수(22%), 미국 S&P500지수(13%)를 크게 웃돌았다. 닛케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키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같은 시간대에 거래되는 일본 증시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대표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의 본주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최소 9종이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터틀캐피털은 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이르면 다음 달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상장이 이뤄지면 키옥시아는 일본 기업 최초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 된다.

이에 일본도 레버리지 ETF발 변동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키옥시아 주가는 이날 18% 넘게 폭락해 가격제한폭에 도달하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글로벌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몰린 가운데서도 낙폭이 유난히 컸던 만큼 레버리지 ETF가 출시되면 주가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분산투자 요건 때문에 자국 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하지 않지만 미국에 상장된 상품이 일본 본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르투스어드바이저스의 일본 주식전략 책임자인 앤드루 잭슨은 키옥시아 레버리지 ETF 상장과 관련해 “최근 한국에서 나타난 주가 흐름에서 보듯 이러한 레버리지 ETF는 정상적인 시장 메커니즘을 왜곡하고 변동성을 크게 키운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품은 시장에서 나타나는 과열을 더욱 증폭시킬 뿐이며 특히 AI 관련 종목에서는 장기 투자자들이 투자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상장 레버리지 ETF는 약 700개, 운용자산은 약 2000억달러(약 292조원)로 집계됐다. 또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된 ETF 수의 31%를 차지할 정도로 투기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레버리지 ETF가 매일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상승장에서는 추가 매수하고 하락장에서는 매도하는 리밸런싱에 나서면서 시장의 기존 움직임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최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가 과열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유연한 레버리지 구조’ 적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최대 ±2배인 기존 상한 안에서 레버리지 배율을 매일 조정하게 된다. 2배 수익률을 기대하던 상품이 1.5배, 1배 등으로 낮아질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홍콩 자산운용사 CSOP가 출시한 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한때 운용자산 규모가 160억달러(약 23조원)를 넘어 세계 최대 규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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