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무역협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또 올해를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양국 협력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했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은 우리 기업에는 남미공동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확대하고, 브라질 기업에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은 2018년 5월 공식 개시됐다. 이후 2021년 8월 제7차 협상까지 진행됐지만 농축산물과 제조업 시장 개방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후속 협상이 열리지 못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2월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협상 재개 필요성에 공감한 데 이어 이번 회담에서 조속한 진전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이) 교역을 넘어 첨단산업과 공급망, 디지털·그린 경제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며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나아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앞서 2월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마련한 ‘4개년 행동계획’을 토대로 경제·통상과 핵심광물, 방산, 우주, 문화·인적 교류 등 협력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이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자 글로벌 공급망과 식량안보의 핵심축이라고 평가하며 “양국 관계 발전의 핵심 동력인 경제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 간 산업·통상 협력의 고위급 플랫폼인 ‘경제·통상위원회’가 가동된 만큼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방산과 항공우주, 핵심광물, 디지털경제 등 미래산업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가기로 했다. 이날 체결한 산업기술 협력 양해각서에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배터리 등 첨단 전략산업 분야의 기술 협력을 촉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핵심광물과 에너지 분야도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은 세계적인 핵심광물 보유국”이라며 “양국 기업과 기관 간 핵심광물 공급망의 전 주기에 걸친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관계 기관 간 후속 협의를 통해 핵심광물 탐사와 개발, 가공, 재활용 등 공급망 전반의 협력을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를 토대로 청정에너지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도 공동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에 관한 협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국방과 방산 분야의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반기 우리 공군이 도입할 브라질산 C-390 수송기에 한국 기업의 부품이 탑재된 점을 양국 방산 협력의 상징적 사례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상호 강점을 활용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룰라 대통령을 향해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우리의 다양한 방산 장비들이 중남미 최대 방산 강국인 브라질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항공우주와 우주산업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우주 협력 양해각서를 통해 민간 발사체의 브라질 발사장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위성 데이터 공유, 달 탐사와 우주산업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우주 협력 양해각서는 민간 발사체 발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위성 데이터 공유와 우주 탐사 등 우주 분야 전반의 협력 범위를 넓혀 양국이 미래 우주 시대를 함께 열어가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이 참여 중인 반도체 협력에 대해서는 브라질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뒷받침하는 상생 모델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문화와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양국은 영화·체육 협력 양해각서와 교육 분야 협력각서를 체결하고 영화 공동제작과 선수·지도자 교류, 브라질 정규학교 내 한국어 교육 등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에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한인사회가 자리하고 있고 지난해 한국을 찾은 브라질 국민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미래 세대의 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내 K컬처 확산에 맞춰 K뷰티와 K푸드의 현지 진출도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비롯한 국제 현안에서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안보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철학을 설명했고 룰라 대통령도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브라질은 중남미 비핵화를 선도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와 평화적 분쟁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해 온 나라”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준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우리의 협력은 양국 청년들에게 더 넓은 기회를,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을, 양국 국민에게는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양국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한다면 태평양을 사이에 둔 거리는 제약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가능성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