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재생에너지 성과, 보조금 영향 커…REC 10만원일 땐 경제성 1원↓"

입력 2026-07-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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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성과가 대규모 보조금 투입으로 이뤄진 만큼 정부의 2030년 설비용량 100GW 목표 추진 과정에서는 보급 속도뿐 아니라 비용 효율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공급인증서(REC) 가격이 10만원까지 오르면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이 1원을 밑돌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KDI FOCUS : 재생에너지의 효과적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통해 "지금까지의 (재생에너지) 실적도 상당히 많은 보조금을 통해 얻어낸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보조금 제도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이행 비용은 지난해 4조5000억원에 달했다.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 비용은 28조원이다. 해당 재원 대부분은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의 기후환경요금으로 충당된다.

현행 RPS는 판매 및 수익 단계에서 보조금을 지급해 보급을 유도한다. 구체적인 방식은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직접 발전이나 REC 구매로 의무를 이행하게 한다. 그 다음 한국전력이 의무이행에 든 비용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한다.

원래 발전 수익에 REC 판매 수익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발전사업자의 보급 유인은 강화된다. 하지만 이렇게 늘어난 보급이 정산보조금을 최종 부담하는 소비자에게 얼마나 편익을 제공하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것이 KDI의 지적이다.

KDI가 2020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REC 보조금 1원당 사회적 편익은 태양광 1.33원, 육상풍력 1.18원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편익이 비용을 소폭 웃돌기는 했지만, 동일한 기준으로 계산한 미국의 보조금 1원당 편익 추정치(태양광 3.50원·풍력 5.21원)를 고려하면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REC 가격이 오르면 국내 보조금의 비용 대비 편익은 더욱 떨어진다.

특히 한국 REC는 설치된 설비가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한 계속 발급하도록 설계돼 재정 외부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풍력은 재정 외부성이 1.02원에 달해 보조금 1원이 사실상 2.02원의 부담을 낳고, 단위 보조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태양광도 재정 외부성 0.56원을 더하면 순비용이 1.56원에 이른다.

또한 이러한 수치조차도 2020년 REC 평균 가격 6만6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REC 가격이 10만원 안팎까지 오르면 보조금 1원당 편익이 1원보다 떨어진다고 정성훈 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와 별개로 설비가 누적되며 설치비용이 하락하는 '학습효과'를 제외하면 보조금 1원당 편익은 태양광 0.89원, 풍력 0.80원으로 비용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보조금의 경제성이 미래 발전단가 하락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사업자가 보조금 등 가격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 투자를 늘리는 '공급탄력성'을 높이면 편익도 개선됐다. 공급탄력성이 높은 경우 태양광 보조금 1원당 편익은 3.84원, 풍력은 1.57원까지 상승했다. KDI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장기 수익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투자와 학습효과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87GW, 풍력 9GW, 기타 4GW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총 100GW로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누적 설비용량은 39.1GW에 그쳤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 하반기부터 매 반기 평균 6.8GW를 신규 설치해야 한다.

이는 최근 5년 반 동안 반기별 평균 보급량인 1.7GW의 4배에 해당한다. 발전원별로는 태양광 보급 속도를 약 3.6배, 풍력은 약 10배 높여야 하는 수준이다.

KDI는 발전비용이 높은 것만으로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이 더딘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비슷한 발전비용을 가진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평균보다 약 12%포인트 낮았다.

가장 시급한 병목으로는 전력계통이 꼽혔다. 국내 발전설비는 2003년부터 2023년까지 154% 늘었지만 송전망은 26% 확충되는 데 그쳤다. 발전에 유리한 호남·제주와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간 송전망 부족으로 신규 접속 지연, 출력 제한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조달 구조도 취약하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입은 전력시장가격과 REC 가격 변동에 노출돼 있지만 장기 고정가격 계약과 전력구매계약(PPA) 시장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 계통 접속 지연과 출력 제한은 사업 수익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이는 다시 금융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KDI는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자원을 우선 확충하고, 장기 전력구매계약과 정책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급 지원 제도는 장기 고정수익을 제공하는 발전차액계약제도(CfD) 등을 활용하되 기술별 성숙도와 사업 여건에 따라 지원 수준과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희현 KDI 연구위원은 "재생에너지 전환이 비용 효율적이면서 신속한 보급으로 이어지려면 어느 한 축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력계통, 자본조달 여건, 보급 지원 제도를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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