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새로운 ‘노다지’ 떠오른 중남미
기본 관세에 다층 세금 누진 부과 돼 부담
ANVISA 등 국가별 규제 제각각 중남미 영토 확장 난항

브라질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K뷰티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국가마다 다른 화장품 인증 제도와 높은 관세, 물류 부담 등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업계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정부 차원의 인증·통관 지원과 시장 정보 제공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중남미는 연평균 6.34%의 높은 성장세(2026년 기준 약 46억 6000만 달러 규모)를 보이는 유망 시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멕시코와 브라질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150%, 115% 폭증하며 전 세계 K뷰티 수출 성장률 1·2위를 기록했다. 특히 브라질 수출액은 2022년 9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400만 달러로 3년 만에 6배 가량 급증했다.
다만 화장품 시장 성장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국가별 규제와 통관 절차가 달라 기업들이 국가마다 별도의 시장 진출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KOTRA는 브라질 화장품 시장 보고서에서 "브라질은 세계 2위 화장품 생산국이자 4위 소비국으로 성장성이 높지만, 위생감시국(ANVISA)의 인증과 높은 세금이 대표적인 시장 진입 장벽"이라고 분석했다. 또 "수입 화장품은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생산지 가격의 3배 이상으로 판매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장벽은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인허가 절차다. 브라질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려면 ANVISA 규정에 따라 제품을 신고하거나 등록해야 한다. 제품의 기능과 위험도에 따라 절차가 달라지며 일반 화장품은 간소화된 신고 절차를 적용받지만 선크림과 유아용 제품, 모기기피제 등은 정식 등록 대상이다. 해외 기업은 직접 인허가를 받을 수 없고 현지 법인을 두거나 브라질 내 수입업체를 통해서만 제품을 유통할 수 있다.
국가마다 다른 인증 기준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운다. 대한화장품협회가 발간한 '브라질 수출 시 주의사항'은 브라질 화장품 규정을 △성분 규제 △라벨링 △광고·표시 △인허가 △정부 수수료 등으로 세분화해 안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라질뿐 아니라 멕시코·칠레·콜롬비아 등도 국가별로 화장품 등록과 표시, 통관 규정이 달라 동일한 제품이라도 국가마다 별도의 인증과 서류 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관세와 물류도 부담이다. 브라질은 메르코수르(MERCOSUR) 공동관세 체계를 적용받아 18%의 기본 수입관세(I.I) 외에도 공업세(IPI 22%), 주유통세(ICMS 18%) 등 다층적 세금이 연쇄적으로 누진 적용된다. 이 때문에 100달러짜리 제품도 수입 통관 과정에서만 세금이 200달러 이상으로 불어나며, 현지 유통 마진과 ANVISA 인허가 비용 등이 더해지면 실제 소비자가격은 원가의 3~4배 이상으로 치솟는다. 여기에 국토가 넓고 물류 인프라가 지역별로 차이가 커 배송 기간과 물류비 부담도 적지 않다. 스페인어권 국가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을 별도로 공략해야 하는 만큼 마케팅과 조직 운영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진입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현지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실리콘투는 멕시코 법인의 영업을 시작하고 연내 브라질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멕시코를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는 전략 거점으로 육성하고 현지 직매입 체계를 구축해 물류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체 K뷰티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을 통해 메디큐브와 라운드랩, 토코보, 셀리맥스 등 국내 브랜드의 중남미 유통도 확대하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1004를 앞세워 이달 브라질 세포라에 입점하며 오프라인 유통망을 넓혔다. 에이피알도 브라질 소네다(Soneda), 파게 메노스(Pague Menos), 아르헨티나 파르마시티(Farmacity) 등 현지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중남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지 법인과 유통망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인증과 통관 절차가 복잡한 국가일수록 전문 정보와 컨설팅 지원이 중요하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남미는 화장품 소비 규모와 성장성이 큰 시장이지만 제품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과 규제 등으로 인해 K뷰티 브랜드의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지역"이라며 "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과 협력 확대가 뒷받침된다면 기업들의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