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외국인 공연 추천제’ 폐지할 때 됐다

입력 2026-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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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6일 음악산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유통업자가 음반을 유통하기 전에 청소년 유해 여부를 자체적으로 검사하도록 하고, 유해하다고 판단하면 제작자에게 통보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특히 제작자가 청소년인 경우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런데 발의 2주 만에 김 의원은 법안을 철회했다. 며칠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외국가수 국내공연 사실상 ‘허가제’

김 의원은 이 법안을 혐오와 범죄를 조장하는 음원이 청소년에 의해 제작·유통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10대 청소년 2명이 제작한 범죄 조장 음원이 SNS뿐 아니라 국내외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유통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한 래퍼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표현을 담은 공연을 개최하려다 공연장 측의 대관 거부로 취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대중문화를 사전검열한다는 것이다. 청소년은 보호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며, 그들의 문화적 권리와 사회적 주체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혐오표현이나 범죄조장에는 문제가 있지만, 규제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문화적 토론과 사회적 공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시민단체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영화, 음반, 비디오는 모두 위헌 논란 끝에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된 역사가 있다. 1996년 헌법재판소는 공연윤리위원회의 영화와 음반 사전심의를 잇달아 위헌으로 결정했고, 1998년에는 비디오 사전심의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후 광고 사전심의도 사라졌다. 게임물 등급분류제도는 남아 있지만, 등급분류 권한을 민간에 이양해 논란을 줄여가고 있다.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며 한국 문화도 지금처럼 꽃피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전검열이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외국인 국내공연 추천제다. 외국인은 국내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바로 공연할 수 없다. 공연법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위원회는 국가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칠 우려가 있으면 공연을 추천하지 않을 수 있다. 추천 없이 공연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실제로 2012년 미국의 유명 힙합 가수 에미넴이 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은 노래를 공연했다가 고발당한 사례가 있다. 이름은 추천제지만 사실상 허가제와 다름없다.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들여다보면 이 제도가 형식적 절차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추천률은 98.5%에 이른다. 불추천 사유를 보면 대부분 외국어 계약서와 번역본의 내용이 다르거나, 가사가 있음에도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서류 미비였다.

마지막 남은 사전검열제 걷어내야

추천제가 없어지면 언론·출판의 자유를 더욱 보장하고 공연계의 행정부담도 줄일 수 있다. 공연산업 매출액이 2024년 기준 1조3325억원에 이르는 만큼 그 효과도 상당할 것이다. 다만 관광업소 공연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실제로 미추천률이 18%에 달한다. 추천제는 폐지돼야 마땅하지만 관광업소 공연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하프타임쇼가 열렸고, 그 주인공은 BTS였다. 마돈나 등 세계적 가수들도 함께했다. K팝이 세계를 빛내는데, 정작 마돈나가 한국에서 공연하려면 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우리 가수는 세계 어느 무대에나 설 수 있다. 그러나 외국 가수는 한국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규제를 넘어야 한다. 이제는 사전검열의 마지막 유산을 걷어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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