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러, AI 투자 눈덩이…내년 잉여현금흐름 잠식 ‘경고등’

입력 2026-07-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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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ㆍ아마존 등 빅테크 5곳 추정치 분석
2027년 자본지출, 잉여현금흐름 추월 전망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캠퍼스에서 오라클 로고가 보인다. (레드우드시티(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캠퍼스에서 오라클 로고가 보인다. (레드우드시티(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투자의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급증하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이 잠식되고 있으며 투자자들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시장 컨센서스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알파벳(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MS)ㆍ아마존ㆍ메타플랫폼스ㆍ오라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5대 기업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설비투자 규모가 잉여현금흐름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기업 5곳의 2027년 연간 영업현금흐름은 2025년보다 약 3400억달러 더 늘어날 것이지만, 같은 기간 자본지출 규모가 약 534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영업현금흐름이 1달러 증가할 때마다 약 1.57달러를 추가 투자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알파벳의 이날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클라우드와 AI 사업의 빠른 매출 증가가 급격히 늘어나는 투자 규모를 따라갈 수 있을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전망이다. 최근 주가 흐름은 투자자들의 이러한 우려를 보여준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 인프라 구축이 시작된 이래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급등하며 시장 랠리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 1년 동안에는 알파벳을 제외한 모든 기업의 주가는 S&P500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퓨처럼에퀴티스의 셰이 볼루어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투자자들은 AI가 빅테크의 사업 모델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기업은 그동안 매출이 자본 투입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산이 적게 필요한(Asset-Light)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며 “하지만 AI는 이들을 소프트웨어·광고·클라우드 사업의 경제성이 막대한 물리적 인프라 투자에 점점 더 의존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본지출 추정치는 AI 관련 투자만이 아니라 모든 투자 지출을 포함한다. 기업들이 AI 투자 규모를 일관되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경영진들은 데이터센터,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투자의 상당 부분이 AI 수요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해왔다.

지출 전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LSEG에 따르면 올해 이들 5개 기업의 자본지출 추정치는 1월 약 4850억달러에서 7월 약 7300억달러로 크게 상향 조정됐다.

알파벳은 2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 5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4년 구글 상장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알파벳은 AI 인프라 구축 경쟁 심화로 올해 자본지출 예상치를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상향하고 지출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예고했다.

AI 투자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일부 징후도 있다. 아마존은 1분기 AWS 부문 매출이 28% 성장했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AI를 통한 현금 창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는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가령 아마존은 1분기 12개월 누적 영업현금흐름이 30% 증가한 1485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잉여현금흐름은 12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데이비드 러셀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설비투자로 인해 현금이 고갈되고 있다면 이익 성장이 투자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기업은 돈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벌기 위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1분기 12개월 누적 영업현금흐름이 30% 증가한 1485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잉여현금흐름은 12억달러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특히 오라클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오라클의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섬에 따라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36% 하락했다.

LSEG에 따르면 오라클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자본지출 비율은 2022 회계연도 47%에서 2026회계연도(5월 종료)에는 174%로 급증했다.

다른 기업들은 지금까지 주주들에게 현금을 환원할 수 있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서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는 최근 회계연도에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충당하기에 충분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다. 그러나 지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AI 수익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경우 자사주 매입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윈스럽캐피털매니지먼트의 프레디 라브릭 선임 트레이더는 “향후 2~3년 안에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가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수익성을 확대하며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그때까지 이런 재무적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시장은 AI 투자 사이클이 지나치게 확대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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