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인천 물류센터 CAPEX 무려 30배 확대...끝내 火 못막아[물류센터의 경고]

입력 2026-07-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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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 30개 비롯 전국 130여개 물류센터에 2조 투자
높은 층고·가연물 밀집 구조 한계… 기존 소방설비론 역부족
"AI 감지·열화상 도입 등 물류 특성 맞춘 안전기준 시급"

▲쿠팡 설비투자 규모 (이투데이 그래픽팀)
▲쿠팡 설비투자 규모 (이투데이 그래픽팀)

쿠팡이 2021년 경기 이천시에 있는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전국 물류센터에 수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안전관리 체계도 대폭 강화했지만, 끝내 대형 화재를 막지 못했다. 시설 투자와 소방 대응 역량을 끌어올렸음에도 가연물이 밀집한 대형 물류센터의 구조적 특성상 화재 예방과 초기 진화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은 덕평 화재 이후 물류센터 자본적지출(CAPEX)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CAPEX는 건물 신축·증축과 물류 자동화 설비 등 장기 자산 확보를 위한 투자다. 현재 쿠팡은 인천 지역 30여 개를 포함해 전국 13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쿠팡은 인천지역 물류센터 CAPEX를 2021년 200억원에서 2025년 6000억원으로 무려 30배 늘었다. 전국 물류센터 CAPEX도 같은 기간 3500억원에서 2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쿠팡이 물류센터 신·증설은 물론 자동화 설비와 시설 개선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안전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쿠팡은 소방안전 운영조직을 확대하고 소방설계·엔지니어링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화재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물류센터별 정기 안전점검과 화재 대응 훈련도 강화했다. 화재 발생 시 대응 속도를 높이고 현장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정부도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물류창고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전국 물류창고를 대상으로 합동점검, 소방시설 설치 기준 보완 등 후속 대책을 마련했다. 물류센터 화재를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안전 문제로 보고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투자 확대와 정부의 제도 보완에도 대형 화재는 다시 발생했다. 물류센터 특성상 화재가 발생하면 급속히 확산할 가능성이 큰 만큼, 강화된 안전관리 체계만으로는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물류센터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높은 층고와 메자닌 구조, 대량 적재 방식 등의 특성을 지닌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불이 난 지점을 빠르게 찾거나 소방용수를 화점에 직접 뿌리기 어렵다. 내부에 적재된 가연물이 많아 불이 번지는 속도도 빠르고, 자동화 설비와 복잡한 내부 동선은 소방대원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 장비와 전자제품 취급이 늘어나면서 화재 위험도 더욱 복합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 스프링클러와 화재감지 설비만으로는 대형화·자동화된 물류센터의 위험을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대형 물류센터는 기존 소방설비만으로는 화재를 초기에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영상 기반 화재감지시스템과 열화상카메라, 인공지능(AI) 화재분석 기술 등을 활용해 연기가 발생하기 전 이상 온도부터 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를 보다 빨리 발견하면 초기 대응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시설과 장비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물류센터의 구조와 적재 방식, 위험물 관리 특성을 반영한 안전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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