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아조우해 확전…세계 식량시장 덮친 전쟁 청구서

입력 2026-07-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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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항만·상선 공격 확대
흑해 곡물수출능력 3분의 1 감소
국제 밀값 2년 만에 최고
비료·농산물 공급망 동시 압박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사진출처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해에서 상선과 항만을 겨냥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세계 식량 공급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물류가 흔들리는 가운데 세계 곡물 교역의 핵심 통로인 흑해까지 불안해지면서 글로벌 식량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됐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기준 국제 밀 선물 가격은 2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옥수수와 유채씨 가격도 함께 상승하며 주요 농산물 전반으로 가격 불안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장 불안을 키운 직접적인 계기는 이달 들어 격화된 양국의 해상 공방이다. 러시아는 수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인프라를 공습해왔으며, 최근 들어 공격 범위와 강도를 한층 확대했다. 러시아는 화물선과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 선적 터미널인 초르노모르스크, 오데사, 피브덴니 등을 타격했다. 11~12일에는 흑해 항로 차질 이후 우크라이나의 주요 대체 곡물 수출 거점으로 부상한 다뉴브강의 이즈마일항도 타깃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공세 강화로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 능력이 약 3분의 1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우크라이나도 보복 대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무인시스템군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아조우해와 흑해에서 러시아 ‘그림자 선단 소속’ 벌크선과 유조선 총 183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들어서는 러시아의 주요 아조우 항구 두 곳을 공격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는 돈강과 아조우해를 연결하는 수로인 돈-아조우 운하를 통한 통행을 대폭 제한했다.

흑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 수출 통로 중 하나로, 밀, 옥수수, 해바라기유 무역의 상당 부분을 담당한다. 시장조사업체 클레퍼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며 러시아 해상 밀 수출량의 약 3분의 1이 아조우해를 거쳐 흑해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운송된다.

우크라이나도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곡물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외화 수입원이며 흑해 지역의 물류 차질은 농가 소득 감소와 운송비 상승을 초래해 전시 경제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또 우크라이나 항만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곡물을 아프리카·중동·아시아의 가격 민감 국가들에 공급하는 핵심 수출 통로로 꼽힌다.

맷 대러그 클래퍼 곡물·유지 종자 분석가는 “흑해산 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공급원으로 꼽힌다”며 “가격에 민감한 구매자들은 수입 수요를 줄이거나 더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결국 전 세계 식량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직후처럼 곡물 수출이 사실상 마비됐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흑해 리스크가 단독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급 충격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시장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물류 차질로 비료와 기타 핵심 농업 자재의 수급이 불안해진 데다가 유럽 폭염과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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