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UEFA는 FIFA가 이번 월드컵에서 도입하거나 추진한 일부 정책을 자사가 주관하는 대회에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 역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추진하는 국제축구의 변화 방향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가장 뚜렷한 차이는 대회의 흥행 방식이다. FIFA는 이번 월드컵 결승전에서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하프타임 쇼를 열었다. 마돈나와 방탄소년단(BTS), 샤키라,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통상 15분이던 하프타임 간격은 27분 22초까지 늘어났다.
UEFA는 다른 길을 택했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는 같은 방식의 하프타임 공연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FIFA가 상업성과 대중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면, UEFA는 기존 대회 운영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회 규모를 둘러싼 시각도 엇갈린다. 이번 월드컵부터 참가국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됐다. 체페린 UEFA 회장은 이에 대해 “정말 재미없는 경기가 너무 많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향후 64개국 체제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지만, UEFA는 경기 수준 저하와 선수들의 일정 부담 등을 이유로 추가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경기 운영과 판정 기준도 다르다.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 VAR을 활용해 선수의 다이빙 여부까지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UEFA는 자사가 주관하는 대회에서는 다이빙을 해당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상대 선수와 대치하거나 대화하는 과정에서 입을 가리는 행위를 퇴장 사유로 볼 수 있도록 한 FIFA의 해석도 UEFA 대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UEFA는 단순히 입을 가렸다는 이유만으로 선수를 퇴장시키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을 위한 가격 정책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UEFA는 2028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티켓의 40%를 ‘팬 우선’ 등급으로 배정해 30파운드(약 6만원) 또는 60파운드(약 12만원) 이하에 판매할 계획이다. 반면 이번 월드컵은 높은 입장권과 주차 요금으로 논란을 빚었다. BBC는 “유로 2028에서는 이번 미국 월드컵 경기장 주차 공간 한 곳 가격이면 경기 티켓 5장을 살 수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갈등은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 모나코)의 징계 문제를 계기로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발로건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검토 요청 이후 자동 1경기 출전 정지 징계의 집행을 유예받자 UEFA는 FIFA의 결정을 두고 “전례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규칙을 지켜야 할 기관이 규칙의 확실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경기의 공정성이 위협받고 대회의 신뢰도도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체페린 회장이 월드컵 결승전에 불참한 것도 이러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