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금리까지 총동원했는데⋯서울 아파트 매물은 되레 줄었다

입력 2026-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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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물 두 달 새 10.3% 감소
공급 부족·집값 상승 기대에 '매물 잠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와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주택시장을 둘러싼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양도세 부담이 매도를 주저하게 하는 가운데 공급 부족 우려와 집값 상승 기대까지 이어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5월 10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6914건에서 6만58건으로 1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16만7536건에서 15만55건으로 10.5% 줄었다.

정부는 최근 집값 과열을 진정시키고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세제와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재개한 데 이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세제 개편안에는 초고가 1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이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로 전환했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기준금리가 연 3.00%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의 이자 부담과 주택 보유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주기·혼합형)는 이달 기준 연 4.77~7.49%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권 대출금리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시장에서는 금리 부담이 커지면 매도 물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던 2022년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와 급격한 금리 인상이 맞물리며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증가했다. 아실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22년 5월 초 5만2362건에서 한 달 만에 5만6815건으로 약 8.5% 늘었다. 세 부담이 완화되고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는 양도세 중과 재개로 매도 비용이 커진 데다 공급 부족 우려와 집값 상승 기대도 남아 있어 금리 인상만으로 매물이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서울 핵심 지역에서는 '지금 팔면 다시 살 집이 없다'는 인식이 매물 잠김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지 자문위원인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2022년에는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급등해 금융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졌지만 이번에는 이미 기준금리와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고 시장도 상당 부분 이를 선반영한 상태"라며 "이번 금리 인상만으로 매물이 대거 출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 부족 우려와 집값 상승 기대가 여전한 데다 갈아탈 주택이 부족한 상황도 집주인들의 매도보다 보유 심리를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말 발표될 세법 개정안은 매물 흐름을 바꿀 변수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시장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이달 말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면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매물은 금리보다 세제 변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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