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000억 극적 수혈로 파산 면했다… 회생까진 '험로'

입력 2026-07-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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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점이 확정된 홈플러스 시흥점 전경 (이투데이DB)
▲폐점이 확정된 홈플러스 시흥점 전경 (이투데이DB)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의 2000억원 긴급 수혈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결단으로 가까스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1조원에 달하는 공익채권 해결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갈등 등 매각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장벽이 여전해, 회생절차가 연장되더라도 근본적인 독자 생존이나 인수합병(M&A) 성사까지는 여전히 첩첩산중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 3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지원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그간 메리츠와 MBK는 지원 조건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왔다. 메리츠는 MBK와 김병주 회장의 신용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만 대출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MBK가 직접 조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MBK는 이미 상당한 자금을 부담했다며 맞섰다.

양측의 평행선에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고, 자금난에 착수한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임시 중단하는 파국을 맞았다. 그러나, 즉시항고 기한을 단 4일 앞두고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김병주 회장과 MBK가 메리츠의 2000억원 대출 전액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결단을 내리면서 메리츠가 전액 대출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20일 법원에 즉시 항고장을 제출하고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 회생 기한은 최종 만기일인 9월 4일까지 연장된다. 또한, 이달 13일 내려진 대형마트 임시 영업 중단 조치 역시 법원의 연장 결정 이후 협력 업체와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해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합의 발표와 함께 "마트노조 및 일반노조가 37개 점포 폐점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사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내부 의결을 통해 퇴직금 일부나 성과급을 양보해 회사의 부담을 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에서는 이러한 일시적 양보가 근본적인 구조조정 갈등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홈플러스의 수정 회생계획안의 핵심은 적자가 심한 비핵심 점포 37개의 영업을 종료하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점포 67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인가 후 M&A'를 추진하는 것이다.

37개 점포의 폐점과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고용 불안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든 다시 점화할 수 있다. 잠재적 원매자 입장에서도 MBK가 10년 가까이 풀지 못한 노조 리스크와 대규모 구조조정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무엇보다 홈플러스의 앞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난제는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공익채권이다. 법원 인가를 통해 탕감이나 조정이 가능한 일반 회생채권과 달리, 임금·퇴직금·세금 및 회생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협력업체 물품대금 등의 공익채권은 전액 우선 변제해야 한다.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기업가치 외에 추가로 1조원 규모의 공익채권 상환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기에 M&A 성사 가능성은 극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 확보한 2000억원은 멈춰 선 점포를 돌리고 당장의 청산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것일 뿐, 공익채권이라는 거대한 채무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와 MBK의 극적인 타협으로 즉시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며 "9월 4일 최종 기한 전까지 1조원대 공익채권에 대한 현실적인 변제 방안을 제시하고 원매자를 찾지 못한다면, 파산 연장은 언제든 다시 발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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