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막히면 공급도 멈춘다"⋯건설·금융업계 '한국형 PF 대수술' 한목소리

입력 2026-07-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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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책임준공에 모든 리스크 집중"
은행 "사업성보다 시공사 신용 보는 구조"
"정상 사업장 자금 흐르게 제도 바꿔야"

▲16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건축학회 등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부동산 PF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16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건축학회 등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부동산 PF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건설업계와 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 PF는 시공사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고 금융기관도 사업성보다 시공사의 신용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정상 사업장까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PF 정상화 없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 확대 정책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책임준공 제도 개선과 사업성 중심 심사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16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건축학회 등이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부동산 PF 활성화 방안' 정책세미나에서는 건설사와 은행, 공공기관,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PF 시장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안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주택공급 확대가 현실화되려면 PF가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며 "오늘 논의가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이형록 DL건설 주택사업본부 주택사업팀장은 현재 국내 PF를 '시공사 책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국형 PF'라고 진단했다.

그는 토지 매입과 인허가, 브리지론을 거쳐 본PF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책임준공을 조건으로 시공사가 사실상 금융조달을 책임지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상승이나 설계 변경, 분양 부진 등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도 결국 시공사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예측 가능한 위험은 시공사가 부담하더라도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모두 책임지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공사비 상승과 설계 변경 등 현실적인 위험을 반영한 책임 분담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책임준공 표준안을 마련하면 금융기관과 시공사 모두 동일한 기준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지방 사업장의 경우 수도권과 동일한 PF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은 분양성을 바탕으로 사업이 가능하지만 지방은 미분양 위험이 큰 만큼 동일한 금융 기준을 적용하면 공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도 PF 구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김준상 수협은행 심사부 수석팀장은 "은행이 PF 대출을 꺼리는 것은 단순히 위험해서가 아니라 제도적인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F 대출은 일반 기업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위험가중자산(RWA)이 150% 적용되면서 자본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인 수익률은 높지만 자본 대비 수익성은 일반 기업대출보다 낮아 은행 입장에서 PF를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현재 PF 심사 역시 미래 사업성을 평가하기보다 시공사의 책임준공 능력을 사실상 담보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PF 사업장의 대부분이 시공사 신용보강을 전제로 이뤄지고 있어 시행사의 사업성보다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승인 여부를 좌우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현재 PF는 미래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금융이라기보다 시공사의 책임준공을 담보로 한 대출에 가깝다"며 "사업성 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시공사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PF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 민간사업장은 메이저 건설사 참여가 적고 사업성도 상대적으로 낮아 PF 조달이 가장 어려운 분야라며 별도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PF 시장이 부실사업장 정리 단계에서 벗어나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근 PF 익스포저가 감소하고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주택 착공과 인허가 감소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공급 기반 회복을 위해서는 금융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HUG와 증권업계도 공공보증 확대와 사업성 중심 평가체계, 민간 자금 유입 활성화 등을 통해 정상 사업장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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