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출자길 열렸지만…선정 구경도 못한 하우스들 '속앓이'

입력 2026-07-17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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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연합뉴스)

올해 사모펀드(PEF) 업계 최대어로 꼽히는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출자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운용사(GP) 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리그 별로 수십 개 하우스가 몰리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끝에 일부 GP들만 출자 확약을 받아낸 반면, 고배를 마신 대부분의 GP들은 향후 펀딩 길이 완전히 막힐 처지에 놓였다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분야 2차 위탁운용사를 최종 선정했다. 이번 출자 사업에는 총 65개 운용사가 지원해 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최종 7개 운용사가 출자 확약을 받았다.

리그별 경쟁도 치열했다. 지역전용 리그에는 37개 GP가 몰렸지만 최종 선정된 곳은 2곳에 불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는 올해 사실상 가장 중요한 정책 출자 사업"이라며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를 준비하는 GP라면 대부분 지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탈락한 운용사들의 이후 행보다. 업계에서는 국민성장펀드 매칭에 실패할 경우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후속 출자를 받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성장펀드에 위험가중자산(RWA) 특례가 적용되면서 캐피털사와 저축은행, 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들도 정책자금이 확보된 GP를 중심으로 출자를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가 일종의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민간 출자자(LP)들의 투자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블라인드펀드 결성이 어려워진 운용사들은 딜 발생 시 프로젝트펀드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펀드는 전략적 투자자(SI)를 데려와도, SI가 요구하는 조건까지 맞춰야 해 구조 짜기가 훨씬 까다롭다"며 "티켓 사이즈가 작으면 대형 공제회나 기관투자가들은 관심을 두지 않아 결국 캐피털사와 저축은행 등에서 10억~20억원씩 수십 곳의 LP를 모아야 하는데, 지금처럼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정책 목적에 맞게 민간 자금을 유도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펀드레이징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자금을 확보한 운용사는 대형 기관 투자가들의 관심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반면, 탈락한 운용사는 이후 출자 사업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우스들이 겪는 고충은 비단 펀딩 가뭄에만 있지 않다. 출자 사업마다 제각각인 제안서 양식과 정량 수치 기준 탓에 실무진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GP 운용역은 "출자사업마다 요구하는 항목과 양식이 모두 달라 사실상 제안서를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수준의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며 "이미 검증된 데이터나 공통 서류는 표준화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민성장펀드를 중심으로 정책자금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특히, 올해 하반기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출자사업도 예정돼 있지만, 블라인드펀드 결성 실적과 정책자금 확보 여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탈락한 GP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단순히 한 번의 출자사업에서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이후 펀드레이징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됐다"며 "정책자금을 확보한 GP와 그렇지 못한 GP 간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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