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커가는 PEF 논란, 명과 암 구별을

입력 2026-07-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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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사모펀드란 단어는 그리 긍정적으로 인식되어 있지 않다. 사모펀드(PEF)는 소수의 투자자가 투자금을 모아서 기업 경영권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사모펀드에는 자산 투자 중심의 헤지펀드와 경영 참여 중심의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있다. 최근에는 주로 미상장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직접 경영해 참여해 기업 가치를 높여 자금을 회수하는 경영참여형을 사모펀드라 지칭한다.

사모펀드에 대한 논란은 대형마트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해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회사로 2023년 기준 아시아에서 8번째 규모 사모펀드에 선정되었다.

기업성장 이끈 긍정 사례도 많아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하였다. 당시 대표적인 거대 유통기업을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사모펀드가 인수한다는 것이 업계에서는 놀라운 뉴스였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10여 년간 경영을 이어온 끝에 작년 3월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해 파산이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15일 긴급운영자금 지원 합의가 전해지면서 극적 회생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사모펀드의 산업적 역할과 규제 필요성 그리고 사모펀드의 유통산업 진입 논란 등 3가지 질문에 초점을 맞춰보자.

첫째, 사모펀드는 경제와 산업에 부정적 존재인가? 사모펀드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은 유망하고 잠재력 높은 기업을 인수해 사업 개편과 브랜드 마케팅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자금을 회수하거나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최근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되어 있고, 특히 동종업계 기업 간 거래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 여건상 엑시트를 찾는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사모펀드를 통한 매각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일정 규모로 성장한 후 기업의 내부 경영 역량과 자금 문제로 인해 성장 정체에 있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런 기업을 사모펀드가 인수해 사업 전문성을 높이고 거대 마케팅 자금을 투자한다면 기업 성장과 함께 경제와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대표적으로 외식기업을 인수한 후 초기에 과감히 체급 높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단기간에 브랜드 파워를 높여 가맹점 수, 실적까지 올린 사례를 여럿 볼 수 있다.

둘째, 사모펀드의 규제는 필요한가? 최근 사모펀드 경영이 문제되는 부분은 기업 인수 시 적은 소유 자본을 가지고 매입금액의 상당 부분을 외부 금융기관 대출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결국 무리한 대출금은 인수 후 과다한 원리금과 이자로 인해 인수기업 재무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차입매수가 높은 경우 인수 후 기업 정상화보다는 자산을 매각하거나 알짜 핵심 기술 등을 처분해 투자금 회수와 원리금을 상환하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반면에 문제로 제기되는 투자금 회수 방법과 기업 미래 투자는 산업과 시장, 기업 상황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다르기에 제재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차입매수만큼은 기업 인수 후 자금 회수와 미래 투자 등에도 영향을 주기에 차입금액 상한 비율 제안 강화에 대한 제재 논의가 필요하다.

장기투자 기대난…‘차입 규제’ 검토할만

셋째, 유통산업에 사모펀드 진입을 막아야 하는가? 사모펀드는 잠재력 있는 기업을 인수해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으로 기업 정상화 후 가치를 높여 매각을 통해 이익을 보는 게 목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해관계자 상생과 장기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 경제와 안보와 직결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통신, 원자력 등 12가지의 국가 핵심 기술을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12가지 기술은 국가 경제 성장의 핵심으로 국가가 장기적으로 지원해 국가 산업을 이끄는 안보 기술로, 이미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아 정부의 인가 없이 사모펀드 인수가 불가능하다. 이번에 논란이 되는 건 대형마트인데, 유통산업이 국민 실생활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고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만, 사모펀드의 진입을 막을 정도로 국가 핵심 산업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모펀드는 세계적으로 운영되는 금융 시스템이며, 사모펀드 자체를 나쁘다고 보는 건 과한 처사다. 투자를 못 받던 스몰 브랜드와 외식업, 유통업체를 인수해 전문성과 자금을 투자해 성공한 기업으로 이끈 선례도 많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파산 문제를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냉정한 시각은 기업 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방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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