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발톱 흑색종 환자가 반드시 절단하지 않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이경태 교수, 이은송 전공의 연구팀은 피부과와 함께 손발톱 흑색종이 피부 아래로 깊이 침습된 환자라도 뼈 침범만 없다면 손·발가락을 절단하지 않고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이다. 초기에는 점이나 멍처럼 보여 방치하기 쉽다. 특히 손·발톱 등 신체 말단에 발생하는 ‘말단 흑색종’은 희귀하지만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예후가 좋지 않은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손발톱 흑색종은 암세포가 뼈를 침범할 가능성이 매우 커 병변이 포함된 마디 전체를 절단하는 것이 표준 치료로 고려됐다. 문제는 절단했을 때 환자가 느낄 기능적·정신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발가락을 살리는 기능적 보존 수술이 대안으로 시도됐지만 결과 편차가 커 우선적으로 고려되지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연구팀은 수술 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뼈 침범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객관적 프로토콜을 더했다.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침윤성 손발톱 흑색종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MRI 기반 기능적 보존 수술 프로토콜을 적용한 결과 절단 없이도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수술 전 정밀 MRI 검사를 통해 ‘실제 뼈 침범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뼈 침범 소견이 없다면 암 두께와 상관없이 절단 대신 암세포만 정밀하게 절제한 뒤 서혜부의 얇은 피부조직과 미세 혈관을 통째로 떼어와 손가락에 이식해 환자의 손발가락 형태와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초박막 미세천공지 플랩·Superthin SCIP flap)으로 수술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제 MRI상 뼈 침범이 없다고 판독한 환자 전원이 조직검사에서도 뼈 침범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MRI의 높은 임상적 신뢰도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치료 성적도 우수했다. 연구팀이 추적 관찰 기간을 분석한 결과 수술 부위의 국소 재발은 0%로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2년 무병생존율은 81.6%, 2년 국소 영역 무재발 생존율은 94.4%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는 기존의 절단술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 교수는 “무분별한 절단을 피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의료진의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는 사전 영상 진단과 고난도 재건 기술이 뒷받침된다면 절단 없이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지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유럽외과종양학회지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단일 기관에서 아시아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더 다양한 인종을 포함한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진행해 이번 프로토콜의 범용성을 확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