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고점 추격한 레버리지 ‘반토막’…ETF 수급 역풍에 본주 반등 발목 [코스피 6800 쇼크, 반등의 벽]

입력 2026-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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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AI 기반 편집 이미지. (출처=챗GP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달 25일 고점을 기록한 뒤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의 손실이 원금의 절반을 넘어섰다. 레버리지 ETF 거래 규모가 본주의 30~50% 수준까지 커진 가운데 상품의 기계적인 매매가 하락 폭을 키우고 반등 과정에서도 변동성을 높이는 수급 변수로 떠올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종가 35만8500원에서 전날 26만3000원으로 26.6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7종의 평균 수익률은 -49.88%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낙폭은 더 컸다. 주가는 291만7000원에서 191만3000원으로 34.42% 떨어졌다. 전날 3.69% 상승했지만 고점 대비로는 3분의 1 이상 하락한 상태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7종은 같은 기간 평균 62.02%의 손실을 냈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평균 379만8000원만 남은 수준이다.

이미 원금이 크게 훼손되면서 손실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도 높아졌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현재 가격에서 평균 약 99.5%,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약 163.3% 올라야 지난달 25일 기준가를 회복할 수 있다. 본주가 단기간 반등하더라도 레버리지 ETF 투자자가 원금을 되찾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문제는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규모가 본주 수급에서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 7종의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8587억원으로 삼성전자 본주 일평균 거래대금 9조7166억원의 29.4%에 달했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7종의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7830억원으로 본주 평균 거래대금 15조1596억원의 51.3% 수준이었다. 단기 수익을 노린 자금이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특히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주식이나 선물·스와프 노출을 조정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줄어든 순자산에 맞춰 익스포저를 낮춰야 하고, 이 과정에서 본주나 관련 파생상품을 추가로 매도하게 된다. 하락이 ETF의 기계적인 매도를 부르고 해당 매도가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자기강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실제 일부 반도체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하루 동안 30% 넘게 떨어진 급락장에서는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한 운용사의 추가 매도가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골드만삭스는 13일 국내 기관 순매도의 62%가 ETF 관련 청산 물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외국인 매도 역시 프로그램 매매 등 패시브 자금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펀더멘털보다 유동성과 상품 구조가 낙폭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급격한 디레버리징(강제 매도)이 장중 변동성을 증폭시켰다”고 진단했다.

단일종목 ETF는 매도가 여러 종목으로 분산되는 지수형 상품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 집중된다. 특히 주가가 장중 다시 약세로 전환할 경우 레버리지 조정을 위한 매도가 반복되면서 초기 반등분을 반납할 가능성이 있다. 손실을 줄이려는 투자자의 매도와 환매까지 겹치면 본주가 추세적인 반등에 나서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형과 달리 단일종목 상품 매도는 여러 종목에 분산되지 않고 최상위 두 종목에 집중된다”며 “많이 빠질수록 더 팔아야 하는 재귀적 구조가 겹치면서 같은 글로벌 충격도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급락을 반도체 업황의 구조적 고점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밀렸지만 메모리 반도체 실적 전망은 뚜렷하게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도 공급 부족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어 업황의 기초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반도체주의 추세 회복 여부는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신뢰 회복과 레버리지 상품에서 발생하는 수급 충격을 얼마나 빠르게 소화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시장 우려를 불식할 경우 주가와 ETF 수급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지만, 확인 전까지는 높은 거래 규모와 기계적 매매가 본주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대형 정보기술 기업 실적을 통해 AI 산업 성장 속도 우려가 완화되면 반도체 주가는 재상승할 여력이 있다”면서도 “실적 발표 전까지는 반도체 주가가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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