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현실화…메모리값 급등에 스마트폰·PC 출하량 2억 대 감소 전망

입력 2026-07-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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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수요 폭증에 1년 새 6배↑
빅테크, AI 데이터센터 구축 초점
범용 메모리 공급부족 현상 촉발
스마트폰 가격 올해 94달러 상승 예상
소비 둔화 등 부작용 점차 현실화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애플은 메모리 칩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아이패드와 맥북 가격을 인상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애플스토어에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애플은 메모리 칩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아이패드와 맥북 가격을 인상했다. (뉴욕/AFP연합뉴스)

구형 메모리조차 가격이 오를 줄이야.

미국 서부 해안에 거점을 둔 한 스마트폰 제조사 담당자는 단말기에 사용되는 저가형 메모리조차 1년 새 100달러(약 15만원)나 더 비싸진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생산 위탁처로부터 발주할 때마다 가격 인상 통보를 받고 있어 “아직 더 오를 것 같다”고 우려했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AI 투자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 전자기기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스마트폰 가격은 1년 새 평균 94달러 올랐고 전 세계 출하량은 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발(發)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수요 폭증으로 1년 새 6배 이상 뛰었다고 분석했다. 수십 년간 이어졌던 가격 하락 추세가 AI 투자로 급격히 뒤집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아마존 등 주요 4개사의 올해 설비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76% 증가한 최대 7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 국가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신규 건설 붐에 따라 AI 서버용 첨단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했다. 메모리 업체들은 수익성 높은 HBM용 D램 생산을 우선시했다. 그 결과 범용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급등했다. 장기저장용 스토리지 가격도 함께 오르며 전자제품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실제 스마트폰 가격은 빠르게 올랐다. 일본 샤프는 이달 출시하는 스마트폰 아쿠오스(AQUOS) 상위 기종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50% 올린 16만엔(약 148만원) 대로 책정했다. 중국 OPPO와 샤모이도 기존 기종을 중심으로 가격을 끌어올렸고 애플 아이폰 역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이 550달러로 지난해보다 94달러 상승하고 내년에도 추가로 23달러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PC와 게임기 등 다른 전자 제품 분야에서도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 여파로 출하량은 감소할 전망이다. IDC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PC 출하 대수가 총 13억4000만대로 전년 대비 2억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의 감소율은 14%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격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저가와 중간 가격대의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강세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 열풍이 반도체 업계에는 호황을 안기고 있지만, 완제품 가격 인상과 그에 따른 소비 둔화를 부추기는 칩플레이션의 부작용도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스마트폰과 PC 등 생활 속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소비자들의 AI에 대한 반감도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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