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임시추종 의결권 제한은 위법"

입력 2026-07-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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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를 위법한 불법행위로 판단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는 이달 10일 영풍이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영풍의 청구를 인용하고, 박 대표에게 손해배상금 1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의 지난해 1월 임시 주총에서 해외 계열사인 SMC를 활용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한 뒤 이를 근거로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행위가 위법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당시 주총 의장이었던 박 대표의 불법행위책임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호주 회사인 SMC가 주식 양도 제한, 주주 수 제한, 상장 제한 등 폐쇄적 구조를 가진 회사로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SMC는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를 전제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박 대표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임시주총을 앞두고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방편으로 SMC를 통한 상호주 취득을 검토했다'고 인정했고, 박 대표 역시 의결권 제한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일환이었다'고 진술한 사실을 판결문에 적시했다.

또한, 법원은 박 대표가 고려아연 대표이자 SMC 이사로서 상호주 형성과 의결권 제한 전 과정에 직접 관여했고, 법률적 쟁점과 결과를 충분히 숙고할 시간과 기회가 있었음에도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의결권 제한을 강행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박 대표가 주주권 침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적어도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용인한 채 의결권 제한을 강행했기에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봤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판결은 단순히 손해배상금 1억 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이유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행위는 허용될 수 없으며, 그러한 불법행위를 주도한 경영진에게는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확인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주주평등 원칙과 주주의 의결권이 회사법상 가장 핵심적인 권리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물론, 경영권 방어라는 명분 아래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지배구조와 주주권 보호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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