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코스피, 어느 때보다 싸졌다⋯PER 6.4배”

입력 2026-07-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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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SK하닉 수익 급증에 PER 6.4배로 떨어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낮아”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증시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약 8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속도가 훨씬 더 빠름에 따라 현재 어느 때보다 저렴한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블룸버그는 “코스피 시총 투톱인 메모리 칩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며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4배까지 떨어졌고,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PER는 기업이 향후 1년간 벌어들일 예상 이익 대비 주가가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가 높다는 것은 시장이 그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를 높게 평가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PER가 낮다는 것은 해당 기업이 저평가 됐음을 뜻한다.

블룸버그는 또 “최근 AI 투자 열풍에 대한 새로운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촉발된 급격한 주가 하락은 밸류에이션을 더욱 낮췄다”고 알렸다. 이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사상 최저 수준의 저평가가 매수 기회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시장이 결국 메모리 호황의 종료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인도수에즈웰스의 프랜시스 탄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좋은 매수 기회인지는 결국 개인 포트폴리오에 달려 있다”며 “만약 이런 종목들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다면 AI 테마와 연계된 성장 요소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진입 시점”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기업 실적은 견조하며 앞으로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부분의 강세장과 달리, 한국 증시의 이번 랠리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멀티플을 지불해서라기보다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짚기도 했다. 그러면서 “실제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17개월 연속 상향 조정됐다”면서 “이는 9년여 만에 가장 긴 상승 행진으로, 전 세계 기술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 경쟁을 벌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이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들어 약 170% 증가했다. 이는 2006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연간 증가폭이다. EPS는 기업의 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주식 한 주당 얼마나 이익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시가총액 4조3000억달러(약 6460조원) 규모의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유명했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며, 기업 지배구조 문제와 코스피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기순환적 실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AI가 메모리 산업 특유의 호황·불황 사이클을 넘어 새로운 수요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스피의 낮은 PER는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이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한국은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여전히 지속될 수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저평가됐다는 이유만으로는 매수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분기에도 대형 클라우드 기업(하이퍼스케일러)들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지만 비용 최적화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할 것으로 우려한다”며 “이는 메모리 업계에는 악재다. 높은 가격이 결국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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