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한국, 더는 과거 추세선 위 없다…일본식 저성장 벗어날 수 있어" [SNS 정책 레이더]

입력 2026-07-1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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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AI 혁명은 생산혁명, 추세 바뀌었다" 글 올려
"동아시아 저성장 대표서 최고 성장국으로 재평가"
"제조업이 엔진이면 자본시장은 변속기…개혁 병행"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저성장의 길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생산능력 확대와 자본시장 개혁이 맞물리면서, 동아시아 저성장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던 한국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나라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 정책실장은 12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바이바이 동아시아 정체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은 더 이상 과거의 추세선 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흐름을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니라 "장기 추세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국면"으로 규정했다. 2022~2024년 반도체 다운사이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정치 혼란이 겹쳐 '피크 코리아'론이 힘을 얻었지만, 새 정부 출범과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맞물린 2025년 중반을 기점으로 추세선이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김 정책실장은 "시장이 던지는 질문이 '한국은 끝났는가'에서 '반도체 사이클은 언제 피크아웃하는가'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전망도 잇따라 상향됐다. 1%대 저성장이 뉴노멀이라던 인식이 2% 후반 전망으로 바뀌고, 비현실적으로 여겨지던 잠재성장률 3% 회복까지 정책·시장 논의에 다시 올랐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반전의 핵심을 반도체가 아닌 구조 전환에서 찾았다. 그는 "제조업이 엔진이라면 자본시장은 변속기"라며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생산능력을 키우고 상법 개정과 자사주 제도 개편, 국민성장펀드 등 자본시장 개혁이 그 성과를 국민 자산으로 순환시킨다"고 부연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강한 제조업 위에 강한 자본시장을 얹으려는 시도"라고 썼다.

기축 통화도 거대 내수도 없는 조건에 대해서는 "시장의 크기보다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면서 대만을 사례로 들었다. 세계 AI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노드를 쥐면 거대 시장 없이도 고성장이 가능하며, 한국도 메모리·AI 하드웨어에서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산업 초격차가 소수 산업만 살찌우는 'K자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같은 시기 일본은 자본시장 개혁에 성과를 냈지만 금리 정상화와 정부부채 관리 단계에 들어섰고, 중국은 부동산 모델을 축소하며 국가주도 구조전환을 이어갔다고 봤다. 그는 "세 나라의 차이는 성장률 몇 퍼센트가 아니라 장기 추세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저출산·고령화와 가계부채, AI·반도체 의존도를 여전한 과제로 꼽으면서도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다는 사실과 성장경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동시에 성립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길을 가장 충실히 따라온 나라에서, 그 길을 가장 먼저 벗어나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며 "바이바이, 동아시아 정체론"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서 "AI 시대 생산능력 경쟁에서 국가만이 공급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은 시간"이라며 반도체 팹(생산공장) 증설을 위한 지원의 '속도전'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는 "그 시간은 규제 완화나 제도 개선을 선언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력과 용수, 송전망과 인허가라는 현실의 병목을 실제로 걷어낼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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