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밀어올린 韓성장률 전망…제조·고용 괴리는 여전

입력 2026-07-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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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ADB, 한국 성장률 1.9→2.6%
"AI반도체 호황, 올해·내년 韓 성장동력"
5월 광공업생산 마이너스 전환
소비 부진…취업자 4만명 줄어

▲사진은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사진은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에서 2% 중반대로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률을 견인할 거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제조업 생산과 고용은 둔화하고 소비 회복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한 성장률 개선을 경기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IMF는 8일 발표한 7월 세계경제수정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1.9%)보다 0.7%포인트(p) 상향 조정한 2.6%로 제시했다. 주요 30개국 가운데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내년 성장률도 2.5%로 0.4%p 올렸다. 한국의 반도체와 AI하드웨어 등 수출이 이러한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ADB도 9일 공개한 2026년 아시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4월 전망치(1.9%) 대비 0.7%p 올린 2.6%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도 0.1%p 올린 2.0%로 전망했다. ADB도 글로벌 AI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 등이 올해와 내년의 한국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우려 등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기구의 공통된 시각은 한국 성장률 개선 중심에 반도체가 있다는 것이다. AI 수요 확대가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하며 성장률도 밀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같은 날 발간한 경제동향 7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가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생산의 경우 제조업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조정 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출(6월 전년 대비 70.9% 증가)은 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중심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5월 광공업생산(-0.9%)은 반도체 생산 증가세가 둔화한 데다 자동차·석유정제·화학제품 등 타 업종 생산도 부진하며 감소 전환했다.

5월 설비투자(9.7%)도 반도체제조용장비(75.9%) 등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일반산업용기계(-3.0%), 전기 및 전자기기(-1.2%) 등 반도체 외 부문에서는 미약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정부 지원책 등의 영향으로 소매판매(5월 1.7%) 자체는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고환율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기준금리 인상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소비 회복세가 제약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 KDI의 지적이다.

고용시장도 성장률 개선과 온도차을 보이고 있다. 5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명 줄어들며 감소 전환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가 14만명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성장률 전망치는 높아져도 반도체 외 부문 투자, 체감경기와 직결되는 일자리 상황은 악화한 셈이다.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IMF는 세계경제가 중동전쟁, AI기술 사이클이라는 상반된 흐름 속에 움직이고 있고 중동 정세, 무역 분절화, 정책 여력 약화 등을 하방 위험으로 진단했다. AI도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기대가 꺾일 경우 소비와 금융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반도체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가 정점에 달했다는 이야기도 있어 호황이 지속될지는 다른 문제"라며 "반도체 외 석유화학 등 많은 산업들이 침체하고 있지만 지금 반도체에 가려진 측면이 있는데 반도체 조정이 오면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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