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프’ 나홍진 감독 “걸어온 길 또 가고 싶지 않아 우주로 향했다”[문화人터뷰]

입력 2026-07-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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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했던 건 또 하고 싶지 않았어요. 새로운 시각을 쫓고 쫓다 보니 외계인까지 갔죠.”

▲나홍진 감독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홍진 감독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우주로 무대를 확장한 것은 애초부터 크리처물을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한 결과가 아니었다. 자신이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집요하게 따라간 끝에 자연스럽게 도달한 지점이었다.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난 나홍진 감독은 신작 ‘호프’의 개봉을 앞두고 이같이 밝히며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 감독이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신작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자리한 가상의 항구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출현해 마을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SF 액션 스릴러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5월 월드 프리미어로 먼저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15일 개봉한다.

나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떨린다. 한국 관객은 한 작품에 다양한 장르가 섞인 것을 선호한다. 영화 속에 여러 장르가 담기기를 바라기도 한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는데, 어떤 기대를 한 관객에게는 조금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긴장되고 떨리는 그런 느낌이다”라고 털어놨다.

소재의 변화 역시 자신의 창작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끈 결과라고 강조했다. 나 감독은 “구체적인 소재를 일부러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모든 건 아주 보편적인 감정에서 시작된다”면서도 “다만 이미 내가 걸어온 길, 했던 것을 또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작품의 장르적 성격과 전작과의 차별점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나 감독은 “이 영화에는 외계인이 등장하지만 SF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고, 크리처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고민했던 것, 걸어온 길을 또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매번 작품마다 새로운 소재를 찾았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이야기를 좇다 보니 ‘곡성’에서는 초자연으로 향했고, 그 연장선에서 이번에는 우주라는 공간에 닿게 됐다는 설명이다.

▲나홍진 감독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나홍진 감독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방대한 규모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만큼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후반 CG 작업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는 “‘호프’를 만들면서 하루도 쉬지 못했다. 일이 너무 많다. 봉준호 감독님이 애니메이션을 만든다고 하는데, 진짜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이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며 “아직도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 작업은 개봉 직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칸 공개 이후에도 굉장히 많이 수정했다. 어제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에도 믹싱실에 다녀왔다”며 “스태프들이 제발 그만 좀 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디자인실이나 작업실에서 볼 때는 괜찮았는데 영화관에서 틀어보면 또 이상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계속 고치고 있다”며 “솔직히 CG 작업은 너무 힘들었다. 끝이 없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제목인 ‘호프’가 품고 있는 의미도 직접 설명했다. 나 감독은 “폭력과 비극, 전쟁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10분에 희망을 이야기한다. 무관해 보이지만 결코 무관하지 않은 시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계인이 인간도 이해할 법한 이야기를 한다. 결국 바람과 소망으로 마무리했다”며 제목에 담은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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