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일 외교부 대변인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3.31. mangusta@newsis.com](https://img.etoday.co.kr/pto_db/2026/03/20260331162803_2315640_1199_682.jpg)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공격한다는 내용의 미국 하원 조사보고서가 공개된 가운데 한국 외교 당국의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경제 및 안보 협의는 물론 양국 간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보고서 관련 질의에 “우리 정부가 쿠팡에 대해 차별적인 조사와 부당한 규제를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 법사위 측과 소통을 하면서 우리 입장을 충실하게 설명해 왔는데 법사위 보고서는 쿠팡 측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경쟁 차단: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적으로 규제하고 최근 체결된 한·미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쿠팡을 상대로 11개 정부 기관을 통한 40건의 조사와 수천 건의 자료 제출 요구, 과도한 과징금 부과, 미국 시민권자인 해럴드 로저스 임시 CEO에 대한 형사처벌 및 출국 금지 위협을 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 관련 언론 보도자료를 보면 표현 수위는 상당히 높다. "한국이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다룬 지는 오래됐고, 쿠팡에 대한 괴롭힘을 포함해 적대적 태도는 최근 수년 동안 더 강화됐다"면서 "고객 정보 탈취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허위 정보를 퍼트렸고, 쿠팡을 범죄 조직이라 칭했으며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것까지 포함해 수많은 조사를 벌였다”고 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쿠팡을 대상으로 중국에 직원을 보내 전직 직원으로부터 전자기기와 진술서를 회수하는 위험한 복구 작업을 강요했다”며 “그러면서도 (한국) 정부는 개입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했고, 미국 시민인 쿠팡 최고경영자(CEO)를 형사처벌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 혁신 기업들의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법을 무기화했다”며 “한국의 쿠팡 공격은 미국 시민들과 기업들에 피해를 입혔다”고 평가했다.
한국 외교부는 보고서가 쿠팡 일방의 주장만을 담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했어야 하는 게 외교부의 역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공식 보고서는 아니지만 일종의 미국 여론을 반영하는 보고서라는 점에서 저런 움직임도 파악하고 미리 설명도 하고 그랬어야 하는데 외교적으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일방적인 주장이 담기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전직 외교부 고위 인사도 “보고서 자체가 정책을 좌우하는 건 아니지만 보고서를 쓴 공감대를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 기업에 대해 부당한 차별을 한다는 것은 나중에 미국이 슈퍼 301조 적용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위험하다”면서 “보고서가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미국 의회 등을 상대로 사전 정지 작업을 계속했어야 하고 그게 주미대사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미 간 진행 중인 안보 협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작년 한미 정부 간 체결한 공동 설명자료가 경제와 안보의 선순환을 기본 구조로 하는데 경제 이슈 관련 잡음이 지속되는 한 안보 협의만 별도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앞으로도 법사위를 비롯한 미 의회 및 행정부를 지속 접촉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우리 정부가 미국 디지털 기업을 비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한미 공동 설명자료의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 설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