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차익실현과 국민연금 리밸런싱 우려가 7월 코스피 지수 9000선 재탈환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물이 쏟아진 상황에서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절 가능성까지 겹치며 지수 상단을 누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3.07포인트(2.04%) 내린 8303.41로 마감했다. 장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면서 8143.33까지 밀렸다가 회복했다.
전날 외국인은 1조7029억원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최근 수급 측면에서 지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6월 한 달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8조4261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42조4005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기관도 5조1471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달 23일 코스피 지수 급락 이후 더 가팔라졌다. 6월23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5조5576억원을 순매도했다. 6월 전체 순매도액의 절반 이상이 해당 기간에 집중된 셈이다.
개인은 같은 기간 22조4384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흡수했다. 코스피 지수가 9000선에서 8000선 초반까지 밀리는 과정에서도 개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을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관 수급도 방향성을 보이기보다 반기말 리밸런싱성 출렁임이 컸다. 지난달 23일 기관은 4조476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24~25일에는 5조234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후 26일 다시 4조1224억원을 순매도했고 29~30일에는 5조865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기말 포트폴리오 조정과 지수 급등락이 겹치면서 기관 수급이 지수 변동성을 줄이기보다 키운 셈이다.
국민연금 리밸런싱 우려도 7월 수급의 오버행으로 남아 있다.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과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맞추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 일부를 줄이는 기계적 매도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남아 있다.
다만 국민연금발 매물 규모를 과도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60조원 안팎의 매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허용범위와 실제 운용 여건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매물 출회 규모는 15조원 안팎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충격의 크기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지수 반등 국면에서 수급 상단을 누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매도 역시 시장 전반에서 이탈하는 흐름이라기보다 반도체 중심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주가 올해 지수 상승을 주도한 만큼, 급등 이후 차익실현 압력이 해당 업종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국인 매도와 연기금 리밸런싱 우려가 동시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실적 개선 기대만으로 9000선 안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반도체 이익 전망은 여전히 우호적이지만, 수급 부담이 이어질 경우 지수 회복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순매도는 절대 금액이나 페이스상으로 역대급”이라면서도 “반도체 단일 업종에 집중된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이어 “과거 위기 시기의 광범위 청산과는 결이 다르다”며 “하반기에 접어들며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은 시장 상황과 맞춰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