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블록]美 신규 상장사 공시 규정 완화로 가상자산 기업 증시 데뷔 속도↑

입력 2026-07-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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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위원장 “건점핑 규정 다시 검토 중”
은행 규제당국, 강화된 은행 기준 재고 의사 전달
코인베이스, 전세계 최초 나스닥 상장∙∙∙트론 등 뒤이어
“한, 규제조차 명확하지 않아∙∙∙빗썸 상장 최대 변수”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규 상장사의 공시 규정을 대폭 완화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증시 데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지난 5월 상장 과정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는, 이른바 ‘건점핑’(Gun Jumping) 규정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건점핑’이란,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독립된 경쟁자로서 유지해야 할 원칙을 훼손하는 사전이행행위다. 합병 완료 전 가격∙비용∙마진 등 경쟁상 민감한 정보를 교환하거나 경영활동 조율, 특정 지역에서 판매 제한 등 경쟁제한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사업자의 독립성과 결합 이후의 경쟁구조를 왜곡해 심사 절차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데다 승인 후 시장에 나타날 경쟁 상황을 사전에 잠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제적으로 엄격한 규제 대상이 된다.

앳킨스 위원장은 “지난 20여 년간 기업이 직원, 고객, 잠재투자자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지금의 기술 환경에 맞는 명확하면서도 단순한 규정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美, 트럼프 정부 기조 따라 가상자산 서비스 ‘속속’ 등장

(사진=코인베이스)
(사진=코인베이스)

건점핑을 비롯해 미국의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 정책은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진행되고 있었다. SEC는 지난 17일(현지시각) 가상자산 기업의 토큰화 주식 거래를 허용하는 새로운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으며, 이보다 앞선 4일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국(OCC) 등 은행 규제당국 책임자들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청문회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은행 기준을 다시 검토해 금융 시스템에 과도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경제활동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혁신을 장려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비트코인을 ‘전략적 국가 비축자산’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면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따른 기업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KB금융지주 데이터분석연구센터 김준산 센터장은 “세계 각국이 가상자산을 수용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가상자산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라고 분석하며 “과거 금 보유고가 자국 금융 안보의 핵심이었던 것처럼 비트코인을 비축해 글로벌 경제에서 자국의 금융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힘입어 미국 가상자산 관련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을 활용해 미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투자 사례도 있다.

글로벌 가사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는 2021년 4월 전 세계 최초로 나스닥에 직상장(DPO)됐다.

직상장은 기업공개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그대로를 상장하는 방식이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향후 디지털자산이 기존 이커머스나 페이먼트섹터로 시장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에 따라 코인베이스의 내재가치 또한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는 가상자산거래소 제미니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4억2500만 달러를 조달하며 나스닥에 상장됐다.

블록체인 기업도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트론(TRON)은 지난해 나스닥 상장 계획을 밝혔다. 이는 나스닥 상장사 SRM엔터테인먼트와의 역합병 방식으로 진행되며,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도미나리 증권이 거래를 주관한다.

비트코인 채굴 및 AI 기업 아이오닉 디지털도 29일 직상장을 통한 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아아이오닉 디지털은 2024년 1월 셀시우스 자회사 셀시우스 마이닝의 암호화폐 채굴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최근 어테스터,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사켐 헤드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신규 투자자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4억 달러를 유치해다. 기업가치는 20억 달러 규모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이오닉은 나스닥에 종목코드 ‘IOND’로 상장될 예정이다.

韓 코스닥 상장에 도전 불구, 진행 속도는 지지부진

(사진=빗썸)
(사진=빗썸)

한국은 아직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업의 상장 사례가 없다. 다만, 최근 빗썸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최초로 IPO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1호 블록체인 상장사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빗썸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이를 통해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질지가 업계의 관심이다.

다만, 키움증권은 지난 29일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빗썸이 최종 상장되기 전까지의 길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전 사례를 보면 블로코, 씨피랩스(舊 코인플러그), 블록오디세이 등이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며 코스닥 상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블로코는 지난 2021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모의 기술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블록체인 기업 최초로 기술평가 전문기관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진행된 기술성 평가에서는 BBB등급을 받으며 상장이 무산됐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씨피랩스도 같은 해 코스닥 상장에 나섰지만, 예비심사 청구 등 구체적인 절차조차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블록오디세이가 지난 2023년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주관사로 공동 선정하며 1호 블록체인 상장사 후보에 올랐다. 당시 블록체인업계는 “블록체인 유니콘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여전히 IPO 상장에는 속도가 붙지 못하는 모양새다.

한편 일각에서는 법적∙제도적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국내 가상자산 관련 기업의 상장에 발목이 잡힌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디지털자산을 향한 세계적 흐름에 맞춰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진입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코스닥 상장은커녕 규제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6∙3 지방 선거 이후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이뤄지리라 기대를 모았음에도 더는 진전이 없어 보인다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주주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빗썸의 상장 가능성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의 대규모 지분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며 “(빗썸의)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가 상장 심사의 핵심 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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