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000조 메가투자' 앞두고…김용범 "반도체는 지역 아닌 국가전략" [SNS 정책 레이더]

입력 2026-06-2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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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이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다. 발표를 하루 앞두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주말 동안 반도체와 AI, 물 인프라를 주제로 한 세 편의 글을 잇달아 올렸다. 호남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기반 확충이 왜 필요한지, 정부와 기업이 각각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설명에 나선 것이다.

"반도체는 균형발전 아닌 산업정책"

김 정책실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미래를 논한다면, 반도체부터 말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공장)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며 "이것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아니다. AI 시대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산업정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혁명으로 반도체가 더 이상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와 안보, 청년 일자리, 금융, 부동산까지 연결되는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호황을 "단군 이래 최대 호황"으로 평가하며 지금의 기회를 생산능력 확충과 산업 기반 재편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정책실장은 "통상적인 접근으로는 어렵다. 국가 차원의 특단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팹을 과감하게 확대하고,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하는 초과 유동성을 수도권 부동산이 아니라 공장과 전력망, 용수 인프라, 연구시설, 새로운 도시로 연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 클러스터에 대해 "이것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아니다"라며 산업정책이자 거시경제 정책, 사회정책을 동시에 아우르는 국가 전략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단순한 기업 투자 발표가 아니라 정부가 물·전력·부지·교통·인허가 등 국가 인프라를 결합해 뒷받침하는 국가적 생산 플랫폼 구축이라는 설명이다.

김 정책실장은 정치권 공방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프레임으로는 지금 우리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할 수 없다"며 "우리의 공론장은 여전히 과거를 붙잡고 있다. 이념논쟁, 가치논쟁, 끝없는 정치공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모적인 논쟁과 끝없는 절차에 발목이 잡힌다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가치논쟁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 않는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와 정책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정부가 만드는 건 생산 플랫폼"

김 정책실장은 전날인 27일에도 'AI 시대, 짓는 나라가 이긴다'는 글을 통해 반도체 생산기지 확대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팹 생산능령이 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AI 시대 국가 경쟁력은 결국 생산능력에서 나온다고 진단했다.

그는 AI 산업의 병목이 GPU에서 HBM으로, 다시 최첨단 팹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봤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생산능력은 하나의 클러스터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새로운 생산거점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기업 투자를 주도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정책실장은 "정부가 정하는 것은 D램 설계도, HBM 공정도, 메모리 가격도 아니다. 정부가 만드는 것은 생산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첨단 팹을 지을 산업부지와 수 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망, 막대한 초순수 용수, 송전망과 도로·철도, 환경 인허가 등은 개별 기업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지방정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부의 역할은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생산 플랫폼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물 부족론' 아닌 인프라 문제에 집중해야"

같은 날 올린 '한반도의 물, 서남권의 진실'에서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핵심 쟁점인 산업용수 부족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정책실장은 서남권에 물이 없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현재 부족한 것은 수자원 자체가 아니라 산업용수로 전환하고 공급할 인프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댐 증고와 농업용수 재배치 등을 통해 하루 100만톤 규모의 산업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야권이 제기하는 '물 부족론'에 대해 입지 부적합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 설계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정책실장은 앞으로 반도체 클러스터는 특정 지역의 물 사정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전국 단위의 물·전력 그리드를 함께 설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김 정책실장이 주말 동안 내놓은 세 편의 글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호남 제2 반도체 클러스터 논란을 지역 갈등이 아니라 국가 생산기반을 어디에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희소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생산능력이며, 정부는 기업 투자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이 29일 공개할 메가프로젝트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된다.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시설 확충에 나서고, 정부는 용수·전력·교통·부지·인허가 등 기반 인프라를 패키지로 뒷받침하는 방식이다.

이에 청와대는 이번 발표를 통해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한 초격차 산업전략을 제시하고, 민간 투자와 국가 인프라 투자를 결합한 성장 모델을 부각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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