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동안 기침한다’…백일해 예방, 영유아 예방접종 능사 아냐

입력 2026-06-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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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초여름 유행 패턴…성인도 10년마다 Tdap 접종 권장

▲한 의료기관에서 어르신들이 예방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한 의료기관에서 어르신들이 예방접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투데이DB)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는 의미의 ‘백일해’는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백일해는 영유아 예방접종으로 감염을 막을 수 있지만, 호흡기를 통해 쉽게 전파되는 특성에 따라 소아·청소년은 물론 고령층에서도 재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티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을 위한 영유아용 디탭(DTaP) 백신은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돼 영유아를 대상으로 무료 접종되고 있다. 하지만 백신은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이 감소해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10년이 경과하면 재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청소년 및 성인 대상 티댑(Tdap) 백신 접종의 중요성은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다.

백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10년마다 백신 추가접종이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DTap 백신을 10~14세에 접종한 이후 백일해에 걸리지 않고, 부스터샷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 75명을 대상으로 면역원성을 조사한 결과, 백일해 독소(PT), 섬유질 헤마글루티닌(FHA), 퍼탁틴(PRN)에 대한 혈청양성반응은 각각 64.6%, 100%, 96.3%로 나타났다. 성인 10명 중 3~4명은 백일해의 핵심 독소를 막아낼 방어력이 이미 사라졌다는 의미다.

건강한 성인이 백일해에 감염되면 일시적인 감기 증상을 앓고 회복한다. 하지만 영유아나 기저질환자, 노인 등 면역력이 저하된 가족에게 질환이 옮겨가면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영유아에서는 폐렴, 기침발작에 의한 저산소증, 독소에 의한 경련, 의식변화 등이 생길 수 있다. 성인 환자 역시 폐렴, 뇌졸중, 기흉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령 환자에서는 반복적인 기침으로 갈비뼈가 골절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백일해에 감염되면 건강한 성인 대비 입원율이 75%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최희정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간의 연구들을 보면 10대 이후 백일해 백신으로 얻은 항체가가 급격히 낮아지다가 20세 이후 상승하는 등 자연 감염의 가능성이 관찰됐다”라며 “만성 기침을 호소하는 청소년 및 성인에서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검사를 통해 확진되는 경우가 있고, 가족 내 전파의 증거도 적지 않아 백일해의 지속적인 순환 돌발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생후 12개월 미만의 백일해 고위험군과 밀접접촉하게 되는 의료기관이나 보육시설 종사자, 신생아가 있는 가족의 청소년과 부모, 조부모 등은 백신 재접종이 필요하다”라며 “임신부의 경우 신생아에게 면역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매 임신마다 27주에서 36주 사이에 백일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라고 말했다.

국내 도입된 대표적인 Tdap 백신은 GSK의 ‘부스트릭스’와 사노피의 ‘아다셀’ 등이다. 아다셀은 10∼64세의 청소년과 성인이 접종할 수 있다. 부스트릭스는 만 10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돼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접종 가능한 유일한 선택지다. 두 백신 모두 임신부에게 접종할 수 있다.

Tdap 백신의 부작용은 일반적인 주사용 백신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가벼운 국소반응이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주사 부위의 통증(66%), 발적(25%), 종창(21%) 등이 보고됐다. 비교적 오랜 기간 접종되면서 소아, 청소년, 성인에서 모두 안전성을 입증했다.

백일해는 다른 호흡기 질환과 감별을 위해 호흡기 검체로 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 검사를 실시해 진단한다. 양성으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마크롤라이드계 항생제를 사용하며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를 실시한다. 가족 중 환자가 발생하면 격리는 물론, 가족구성원에게서도 증상이 나타나는지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최 교수는 “항생제 치료를 받는 백일해 환자는 치료 5일 뒤까지 격리가 필요하며,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도 기침이 멈출 때까지 최소 3주 이상 격리를 해야 한다”라며 “같은 공간에서 밀접접촉을 하는 가족의 경우 과거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환자에게서 증상이 발생한 후 3주 이내에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투여받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백일해는 독감처럼 ‘겨울 집중형’이 아닌, 사계절 발생 가능한 감염병이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네덜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봄과 초여름 사이에 환자 발생이 증가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 교수는 “집단 활동이 증가하고 사람들 사이에 밀접한 접촉이 늘어나면서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10대 이후 백일해에 대한 보호 항체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의료기관의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10년마다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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