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돈 빌리기 갈수록 어려워진다

입력 2009-10-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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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오르고 예대율 안 떨어지고..갈수록 '좁은 문'

최근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과거 금융위기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은행권 연체율이 재차 오름세를 보이는 등 시중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서 은행에서 돈 빌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는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급등에 따른 대출금리가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는 등 가계 채무상환 부담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은행들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8월 말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1.37%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면담조사해 지난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오는 4분기 가계 신용위험지수 전망치가 25로 조사돼 지난해 금융위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가계소득은 부진하다는 은행 대출 담당자들의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예대율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4분기 은행권 대출 문턱이 낮아지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금융감독당국이 시중 은행권을 대상으로 예대율을 100% 아래로 낮추라는 주문을 내린 뒤 현재 대다수 은행들이 예대율 100% 이하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문제는 이 같은 원칙이 향후 지켜지기 힘든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시중 은행들에 매달 예금과 대출 만기가 돌아오고 신규 예금과 대출이 잡힌다는 점에서 예대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예금과 대출 불일치 구조가 4분기에 점차 공고해 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0월 은행권 정기예금 만기 도래분 규모가 약 13조원, 4분기 전체에 걸쳐 약 100조원으로 현재 추정하고 있다.

반면 대출 수요는 앞서 지적한대로 가계 소득 개선세가 더디게 이뤄지면서 채무상환이 지연됨에 따라 은행권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고금리를 좇아 은행권으로 유입된 자금을 묶어두기가 쉽지 않은 반면 대출 수요는 여전하다는 점에서 예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는 것.

오는 4분기 본격화될 기업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수익성 개선 지연 우려와 연체율 및 예대율 관리의 어려움 그리고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가계신용위험도 등이 맞물려 은행권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업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장은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상승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대출 부실화로 인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은행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모두가 알다시피 최근 급속도로 늘어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가계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신용도가 점차 악화되는 모습이 감지되는 등 은행 입장에서도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 역시 "가계주택자금에 대한 당국의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과 같은 제도적 요인과 기업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잠재적 신용위험 증가 요인이 은행으로 하여금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내실 위주의 경영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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