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외 지표와 마이크론 실적, MSCI 시장 재분류 결과 등에 따라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2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는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6월 기대인플레이션 지표, 마이크론 실적, 한국 6월 20일까지 수출, 국내외 반도체 업종의 시장 집중화 지속 여부, MSCI의 연례 시장 재분류 결과 등에 영향 받으면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간 코스피 예상 범위는 8700~9400으로 제시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이란 종전 합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와 반도체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다. 다만 주 후반에는 단기 급등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11.43% 상승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6.07%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소식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상승했다. 유가 안정 기대에 자동차·조선 등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였고, 인공지능(AI)·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기대가 반도체 업종 상승세로 이어지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기대감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삼성전자와 함께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매파적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을 상쇄했다. 다만 주 후반에는 미·이란 후속 핵 협상 일정 지연 우려와 FTSE 리밸런싱 수급 부담, 5거래일 연속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맞물리며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한 연구원은 이번 주 주식시장 내 메인 이벤트로 마이크론 실적을 꼽았다. 마이크론 실적은 한국시간 25일 새벽 발표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업종 내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어, 이번 실적은 국내 반도체주의 주도력 지속 여부를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이번 마이크론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본 시나리오”라며 “얼마나 시장의 컨센서스를 상회하는지, 기존에 가이던스로 제시한 매출총이익률(GPM) 81%를 달성 혹은 초과할 수 있는지, 차분기 가이던스가 추가 상향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마이크론 주가는 6월 이후 16.7% 급등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3%, 나스닥 지수는 2.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미 시장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단순 호실적보다 컨센서스 상회 폭과 향후 가이던스가 주가 반응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삼성전기 등 IT하드웨어에 대한 시장 집중화 현상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11.4% 급등하며 9000선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IT하드웨어, 반도체, 보험 등 3개 업종만 코스피 성과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지수는 13.0% 상승했지만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1.7%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6.2% 내렸다. 소수 대형주 중심의 수급 쏠림이 지수 상승을 이끈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셈이다.
한 연구원은 “이번 강세장은 반도체 실적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코스피 전체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로 시장의 수급이 몰리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쏠림이 단기간 과도해진 데 따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코스피의 장중 변동성 확대와 코스닥 연쇄 폭락에서 체감했듯이 단기간에 쏠림 현상이 과도한 데 따른 일시적인 부작용도 주중 고려해야 할 변수”라고 말했다.
이번 주 미국 물가 지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6월 FOMC 이후 달러 강세와 미국 10년물 금리 상승 등 외환·채권시장 여진은 남아 있지만, 이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통해 인플레이션 방향성을 확인한 만큼 PCE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유가 하락도 기대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체감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WTI 유가가 70달러대로 레벨 다운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6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쇼크의 현실화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이란 후속 협상을 둘러싼 뉴스 흐름은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시장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종전 쪽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한 연구원은 “주중에 전쟁 불안 관련 뉴스플로우가 출현하더라도 노이즈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MSCI의 연례 시장 분류 결과도 주목할 이벤트다. 24일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관찰 대상국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MSCI의 연례 시장 접근성 점검에서는 한국이 18개 투자 접근성 항목 중 8개에서 ‘++’, 5개에서 ‘+’를 받았다. 다만 외환시장 자유화, 영문공시 등 5개 항목에서 ‘-’를 받은 점은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한 연구원은 관찰 대상국 등재가 수급 상방 서프라이즈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불발되더라도 외국인 수급이 다시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지난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0주 만에 주간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감보다는 미·이란 휴전에 따른 유가 급락 등 양호해진 매크로 환경 속 반도체, MLCC 등 주도주 베팅 성격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