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규제 엇박자…삼성·SK 중국공장 불확실성 커진다

입력 2026-06-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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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완화, 의회는 추가 강화 추진
KIEP "극단적 통제 땐 한국 기업 생산 차질·공급망 불안 우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의회 간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방향 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의회 간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방향 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통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의회 간 온도 차가 나타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1센터 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트럼프 2기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모두 중국 견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통제 방식과 강도를 놓고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인공지능(AI) 확산 통제 규칙을 철회하는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하며 보다 유연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용 AI 칩인 H20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다가 다시 수출을 허용했고, 고성능 AI 칩에 대해서도 건별 심사 방식으로 전환해 중국 수출 기회를 일부 열어줬다.

반면 미국 의회는 대중 수출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4월 수출통제 관련 법안 22건을 일괄 통과시키며 중국을 겨냥한 고강도 반도체 규제 체계 구축에 나섰다. 수출통제 위반 처벌 강화, 통제 대상 확대, 동맹국의 대중 규제 참여 압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국내 기업과 직결되는 사안도 포함됐다.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 부여했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했다. VEU는 별도 허가 없이 장비 반입이 가능한 특례 제도다. 철회 이후에는 장비 반입 시 심사가 필요해지면서 중국 생산기지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향후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AI 칩 통제 집행 강화 △반도체 제조장비 규제 확대 △동맹국 참여 압박 △미국 우선주의 수출통제 정책 등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의회는 동맹국이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정책에 충분히 동참하지 않으면 역외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내 한국 기업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에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오히려 중국 기업의 기술 자립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김혁중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의 극단적인 수출통제 정책 추진을 경계하면서 일관된 원칙에 따른 경제안보 정책을 운용하고 위험 분산과 반도체 공급망 상류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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